평택 네번째 확진자 ‘DUR 시스템’ 오류 의혹

최초 진료 의사 “위험지역 여행자로만 표시” 주장
‘우한 방문 정보 제공’ 제기능 못해… 선별 실패
질본측 “DUR 통일 발송, 병원마다 다를 수 없다”

28일 오후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 번째 환자가 감염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두 차례 들렀던 평택시 소재 한 의원에서 방역관계자들이 소독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 문을 닫았으며, 관계자들은 자가 격리조치 됐다. 윤원규기자
28일 오후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네 번째 환자가 감염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두 차례 들렀던 평택시 소재 한 의원에서 방역관계자들이 소독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 문을 닫았으며, 관계자들은 자가 격리조치 됐다. 윤원규기자

국내 네 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평택의 한 의료기관에서 최초 진료를 받을 당시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확진자의 경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대한항공 직항편(KE882)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귀국, DUR 시스템상 ‘중국 우한시 여행 입국자’라고 우한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어야 하지만, 당시 DUR 시스템에는 ‘위험지역 여행자’라고만 표시됐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28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국내 네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인 A씨(55)는 지난 20일 입국한 뒤 감기 증세를 보여 21일 평택의 B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몸이 호전되지 않자 지난 25일 다시 B 병원을 방문한 뒤 26일이 돼서야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고 격리됐다.

이 과정에서 A씨 최초 진료일인 21일 B 병원의 DUR 시스템에는 A씨가 우한시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표시되지 않아, 선별에 실패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네 번째 확진자를 직접 진료했다는 B 병원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DUR 시스템에 ‘위험지역 여행자’라는 내용이 확인돼 환자에게 우한시에 다녀왔냐고 물었지만, 환자는 중국에 출장을 다녀왔으나 우한시에는 가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당시 환자가 호흡기 증상 및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환자 역시 다이어트 중 술을 무리하게 마신 탓에 몸살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DUR 시스템에서 ‘위험지역 여행자’라는 단편적인 정보만 확인, 재차 우한시를 방문했는지 물었으나 부정해 환자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16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호흡기 증상과 발열 등이 있는 환자가 지역사회 의료기관에 방문할 경우 DUR 시스템을 통해 해외여행력을 확인할 수 있고, 이 중 우한 폐렴 의심환자는 신속하게 신고 조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DUR 시스템을 통한 정보 제공은 우한시 출발 직항편 및 우한시 출발 시 항공권 연계 구입한 경우에 표시된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우한시에서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직항편 비행기를 탑승한 탓에 DUR 시스템에 ‘우한 방문 이력’ 정보가 제공돼야 했으나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27일 김금찬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DUR 시스템에는 ‘중국 우한시 여행 입국자’라고 명확하게 문구로 뜨게 돼 있다”며 “DUR 시스템으로 뜨는 알림은 상부에서 통일해 발송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병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추가 확인을 위해 수십 차례 질병관리본부에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28일 평택에서 우한 폐렴 의심환자가 2명 추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택에 거주하는 C씨(47)는 지난 13~17일까지 중국 우한을 방문한 뒤 감기 증세를 보여, D씨(37)는 지난 2~24일 중국 난징을 다녀와 증상을 보여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격리됐다.

박명호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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