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4% “금융사 윤리의식, 충분하지 않다”…금융소비자 보호 국민인식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이 체감하는 금융서비스의 만족도는 여전히 낮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금융사의 윤리의식이 ‘충분하지 않다’ 라는 대답은 74%에 육박했고, 소비자는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보호에 있어 중요한 역할은 정부라고 응답했다.
금융위원회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2019년 금융소비자 보호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보호에 대한 국민 인식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다수의 일반 국민은 작년에 이어 금융서비스에 대해 대체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조사 응답자(1,045명) 중 30.5%가 금융상품 및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불만족·불합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재작년 조사 당시 2,194명의 30.4%가 같게 응답했다.
이해하기 힘든 약관·상품설명서(88.7%), 과도한 서류 요청(85.3%), 과도한 대기시간(65.7%), 상품구매시 불충분한 설명(77.5%) 등 불편·불만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정부의 노력에 대해선 ‘소폭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작년에 이어, ‘정부가 소비자 보호에 노력한다’는 응답률은 노력하지 않는다는 응답률(40.5%) 보다 높은 59.5% 수준이며, 작년의 긍정적 응답(56.1%)보다 소폭 증가(3.4%p↑)했다.
금융위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단기간에 변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변화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OECD 평균 정부신뢰도는 2013년 40%에서 2019년 45%로 상승했다.
‘금융회사가 소비자 보호에 노력한다’는 응답은 37.9%로 작년(37.7%)에 비해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금융회사 행태·윤리의식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정적으로 인식해, ‘상품판매후 고객에게 신경쓰지 않음’(73.0%), ‘사고·피해 발생시 책임지지 않음’(75.7%), ‘경영진이 소비자 보호에 관심없음’(71.7%) 등 부정적 답변비율이 작년과 거의 비슷하게 높게 나타났다.
특히, 금융회사의 윤리의식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충분치 않다’는 응답률이 2018년 68.4%에서 2019년 73.9%로 증가(5.5%p↑)했다.
소비자는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보호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체별 소비자 보호노력 정도는 소비자본인(74.0%) > 정부(59.5%) > 금융회사(37.9%) 순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보호에 중요한 역할은 정부(45.4%) > 소비자본인(28.4%) > 금융회사(22.9%) 순이다.
온라인 조사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도 함께 진행됐다. 인터뷰는 ‘고령층’, ‘장애인’, ‘청년층’으로 나눠 심층적으로 이뤄졌다. 인터뷰 결과, 인터넷·모바일뱅킹 이용과정에서의 실수를 우려, 사용을 회피하는 사례도 있었고, 통장 거래를 선호해 은행에서 종이통장을 없앤다는 소식에 걱정하시는 국민도 있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국민 다수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광고 개선, 제재·분쟁조정 등 적극적 사후구제 등을 통한 금융에 대한 신뢰 형성에 금융당국이 앞장설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2020년 업무계획, 금융교육 강화, 취약계층 지원 강화 등 정책 추진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12월 진행했다. 조사방법은 온라인조사와 FGI(Focus Group Interview) 병행했다. 온라인조사 대상은 연령·지역·성별로 비례 배분, 임의추출된 전국 만 19~69세 국민 1,045명(95% 신뢰수준±3.03%p)이다. FGI 대상은 주요 금융 취약계층인 ‘고령층’(6명), ‘장애인’(7명), ‘청년층’(7명)을 그룹별로 나눠 인터뷰를 진행했다.
민현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