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이 신종 코로나 탓에 문 닫으면서 비축해놨던 부품이 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 이달 말부터 공장문을 닫아야 할 판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에서 부품을 납품받거나 중국에 생산 공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며 정부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4일 박영선 중소기업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시흥 시화공단 내 한 건설장비 제조업체에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중소기업계의 지원 및 피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간담회에는 박 장관을 비롯해 중소기업인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국 공장들이 춘절 연휴가 끝난 뒤에도 조업을 재개하지 못할 경우 중소기업들이 입을 피해와 이에 따른 정부 지원에 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오갔다.
먼저 간담회에 참석한 대다수 기업들은 부품 조달 문제 및 이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도내 A 건설장비 제조업체 대표는 “오는 10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방침이지만, 지속적으로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국내에서 부품 조달을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생산비용이 1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을 통하는 선박 운행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업체도 많았다. 선박 운행이 중단되며 납품일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B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는 “배가 운행하지 못하면서 회사는 큰 자금 위기에 닥쳤다”며 “정부의 특별정책자금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가 중국에서 발병함에 따라 서구권 국가들이 아시아 국가에 갖는 막연한 불안감도 중소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C 자동차 금형 생산업체는 “거래하던 해외 자동차 기업들이 돌연 잠정 연기 의사를 통보했다”며 “본사 차원에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비즈니스를 당분간 중단하라는 방침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해결방법도 없어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밖에도 20년간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해 온 D 업체는 중국 직원들에게 공급할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 곤란함을 겪고 있으며, 손 세정제를 만드는 E 업체는 알콜 등 재료 고갈 문제 등을 호소했다.
이에 박영선 장관은 “중기부는 중국이 춘절 연휴 이후에도 조업을 중단한다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단계별 대응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소기업ㆍ소상공인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신종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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