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비상] 16번째 확진자, 태국 방문객… 힘 실리는 ‘대응지침 수정’

40대 한국인 여성… 12번째 환자 이어 중국 외 감염 사례
“中 방문력 없어도 감염 검사해야” 본보 지적 설득력 ↑
질본 “접촉자 관리 방법 보완 위한 것… 검토 계획 없어”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중국이 아닌 태국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 중국 방문력이 없는 경우에도 감염 검사를 시행하도록 대응지침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본보 1월30일자 1면)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16호 환자의 경우 증상 발현 후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지역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음에도, 중국 방문력이 없는 탓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태국 여행 후 지난달 19일 입국한 40대 한국인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16번째 확진자인 이 환자는 지난달 25일 오후부터 오한과 고열 등의 증상을 보여, 27일 광주 광산구의 A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환자는 전남대학교병원으로 옮겨져 흉부선ㆍ혈액 검사 등을 받았지만, 중국 방문력이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아 단순 폐렴약을 처방받은 후 귀가했다.

폐렴약을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환자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1~2일 다시 A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결국 이 환자는 지난 3일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 격리 조치된 후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진행,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일 중국이 아닌 일본에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던 12호 환자(40대 중국인 남성)와 마찬가지로 16호 환자 역시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16호 환자가 여행을 다녀왔던 태국은 4일 오후 6시 기준 총 1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으로 중국(2만487명)과 일본(20명) 다음으로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다.

이처럼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질병관리본부의 대응지침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대응지침의 경우 의심환자 신고 기준이 ‘최근 14일 이내 중국 방문자 + 고열ㆍ호흡기 증상자’로 규정, 고열과 호흡기 증상이 심각한 환자라도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면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앞서 지난 3일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입국자에 대한 검사 절차를 기존 ‘고열ㆍ호흡기 증상 발현 시 폐렴 진단 후 검사’에서 ‘고열ㆍ호흡기 증상 발현 시 바로 검사’하도록 바꿨으나, 역시 중국에서 입국한 인원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탓에 12ㆍ16번 환자 같은 사례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16호 환자는 방역당국이 보기에도 이상한 점이 많아 현지에서 누구와 어떻게 접촉했는지 상세하게 조사해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최근 대응지침 수정은 접촉자 관리방법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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