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숲’ 만든다더니… 1년째 계획도 없는 도교육청

2030년 조성 목표로 새마을운동중앙회 등과 협약 맺었지만
정작 나무는 한 그루도 못 심어… 관계자 “이른 시일 내 발표”

경기도교육청이 미세먼지 없는 건강한 환경 조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도내 교정(校庭)에 나무 3천400만 그루를 심어 ‘학교 숲’을 조성(2019년 2월27일자 6면)하기로 했지만, 1년 동안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물론 관련 매뉴얼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해 2월 “땅이 있는 곳마다 빈틈없이 나무를 심어 학생 건강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며 “자연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깨닫고 자연환경을 살리며 미세먼지 없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30년까지를 목표로 한 ‘학교 숲 조성사업’ 계획을 밝힌 것으로, 학교 내 빈 공간에 나무를 식재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환경운동 참여를 도모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시 구상은 ‘1명의 학생이 1학기에 1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을 가정으로 하며, 보다 수치화할 경우 도내 170만 학생이 1년에 340만 그루~10년에 3천400만 그루를 심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후 도교육청은 학교 숲 조성을 위해 같은 해 4월 산림청, 10월 ㈔생명의숲국민운동, 올해 1월 새마을운동중앙회 등과 각각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 숲 조성 및 관리 ▲교육적 활용 방안 모색 ▲미세먼지 저감 효과 분석 ▲유기농태양광양묘장 조성 등 ‘학교 숲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힘을 들였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도교육청은 실제 도내 학교 현장엔 단 한 그루의 나무도 식재하지 못했다.

학교 숲 조성사업이 향후 10년 후를 바라보는 장기적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 숲 중장기 추진계획’이 마련되지 않았고, 교육현장에 보급하려던 ‘학교 숲 조성ㆍ유지관리를 위한 매뉴얼’조차 세워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학교 숲 조성 계획을 밝힐 당시 서재초등학교(평택) 학생들에게 소나무 묘목이 담긴 화분을 전달하고, 학교 화단에 기념식수를 심은 것이 전부인 실정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해당 사업이 민ㆍ관 등의 협업을 토대로 하는 만큼 절차 진행이 다소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다양한 기관 및 단체와 함께하다 보니 세심하게 신경 쓸 부분이 많아 아직 구체적인 추진계획과 매뉴얼 등이 나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꾸준히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조만간 중장기 추진계획과 관련 매뉴얼 작업을 마무리, 이른 시일 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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