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예술단, 31개 작품 125회 공연
자체기획·제작… 정체성 확립 기회
파격·실험적인 다양한 신작 ‘눈길’
패키지 티켓 사면 최대 50% 할인
경기도문화의전당이 2020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하면서 새롭게 태어난다. 1991년 경기도문화의전당 개관 이후 30년 만의 변화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4개의 도립예술단과 공연사업팀이 올해 봄ㆍ가을 시즌에 총 31개 작품을 125회 선보인다. 특히 경기도문화의전당 레퍼토리 구축을 위해 다양한 신작들을 내놓는다. 그 면면은 파격적이고, 실험적이고, 신선하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의 환골탈태, 그 출발점의 무대가 27일부터 펼쳐진다.
■ 경기도만의 공연예술 레퍼토리 확립
시즌제는 한 해 공연 일정을 미리 정하고 티켓을 사전 판매하는 제도다. 작품을 준비하는 단체는 계획된 연습을 할 수 있어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다. 관객은 미리 관람계획을 세워 공연을 선택할 수 있다. 다양하게 마련된 패키지 티켓을 사면 최대 5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질 좋은 공연 관람은 물론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극장은 자체 기획과 제작, 프로모션을 하면서 정체성을 확립할 기회를 얻는다.
시즌제는 극장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체 기획, 제작, 프로모션 등 제작극장으로 변모할 기회를 준다. 경기도립예술단의 레퍼토리를 확고히 하고, 경기도를 대표하는 공연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4개의 도립예술단은 변화와 혁신, 도전 등을 주제로 질 높은 작품으로 관객을 만난다. 분야에서 정평이 난 예술감독들로 이미 진용을 갖췄다. 예술단원들은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일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첫 시작의 키워드는 ‘Hello’다. 경기도문화의전당 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이우종 사장이 취임 이후 전당의 대표 레퍼토리를 만들고 축적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지난 1년 동안 그 준비를 해왔다”면서 “이를 예술단의 존립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이라 전제하에, 사전에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2020년이 그 노력의 첫 결실을 보이는 시작점인 해”라고 설명했다.
■ ‘확’ 달라졌다… 수준 높은 작품, 믿고 볼 도립예술단의 2020 시즌제 작품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올해 경기도립극단은 이런 진중하고 다소 무거운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폭력을 꼬집는 <브라보, 엄사장> 어쩔 수 없는 운명에 휩쓸려 상처 입은 개인에 대한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 등을 올린다.
경기도립무용단은 김충한 예술감독과 함께 한국 춤의 대가들이 틀을 깨고 나와 컨템포러리부터 플라스틱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시도한다. 화려하고 절도 있는 대규모 남성군무와 긴박감 넘치는 내용의 댄스컬 <률律>부터 대가(大家)들의 춤의 향연 <무림(舞林)>, 안무가 노정식과 고블린파티가 혜원 신윤복과 단원 김홍도를 주제 경기도립무용단과 특별한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는 <본(本)> 등으로 관객에게 무용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경기도립국악단은 원일 예술감독과 함께 국악의 새로운 미래를 제안했다. 시작은 새로운 음악운동 ‘시나위’ 선언으로 연다. <新, 시나위>는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공연. 걸출한 음악감독 8명의 손에서 시나위의 매력이 피어 나온다. <易의 음향>은 국악관현악의 진정한 마스터피스를 선보인다. 전통 장단과 서양음악의 화려한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볼 수 있다. 하반기에는 <21세기 작곡가 시리즈>, <‘ㄱ’의 순간>, <들리지 않는 소리> 등 복합장르의 새로운 국악을 선보인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와 함께 한 단계 더 도약할 준비를 끝마쳤다. 올해는 ‘앤솔러지(anthology)’시리즈로 고전부터 후기 낭만까지 폭넓은 시대를 아우르는 명곡들로 클래식 음악팬들을 만난다. <앤솔러지 시리즈Ⅰ>은 마시모 자네티와 세계적인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가 함께 시리즈를 연다. 또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정명훈, 김선욱 등이 올해 경기필과 협연한다. 5월에는 경기필의 스테디셀러 레퍼토리 <키즈콘서트>, <청소년음악회>도 마련됐다.
■ 감성 공연 맛집, 자체 기획 공연… 브런치 콘서트부터 <오네긴>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자체 기획 공연도 준비됐다.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랑데북>, <브런치클래식>은 2020년에도 관객을 맞이한다. 브런치 클래식 스핀오프 공연인 <다카포콘서트>도 토요일 오후에 공연된다. 가정의 달을 맞아 기획한 <청년 스트릿댄스 페스타>에서는 봄의 에너지와 젊음의 열기를 확인해 볼 수 있다. <2020 경기실내악축제>도 이어진다. 올해 역시 첼리스트 송영훈과 함께 경기도 곳곳의 공연장을 찾아간다. 단원창작 시리즈 <어울, 여울 시즌2>도 2020년에 찾아온다.
한ㆍ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러시아 유명연출가와 경기도문화의전당 제작진이 협업한 신작도 내놓는다.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으로 러시아의 2명의 연출가가 다른 장르로 신작을 올린다. 모스크바 푸시킨극장 연출진인 세르게이 제믈랸스키(Sergey Zemlyanskiy, Сергей Землянский), 모스크바 드라마극장 말라야 브론나야(Malaya Bronnaya) 총 예술감독인 콘스탄틴 보고몰로프(Konstantin Bogomolov, Константин Богомолов)가 내한한다. 이들은 국내 최초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직접 제작한 플라스틱드라마와 연극으로 선보인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드라마와 언어를 기본으로 하는 연극이 어떻게 다른 형태로 원작을 표현하는지 비교하면 깊이 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특별기획한 색다른 버전의 <오네긴>을 비교하면서 즐길 수 있다.
정자연기자
이우종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경기도만의 특색있는 작품 선보일 것”
“탁월한 예술성을 갖추고 보편적인 문화예술 가치를 전파하는 공공 예술단체가 되려면 능력 있는 공연장이 되어야 한다. 그 해답이 레퍼토리 시즌이고, 우리는 그 가치를 지키고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이우종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은 지난 4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레퍼토리 시즌제의 출발을 이같이 설명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이날 이 사장을 비롯한 4개 예술감독과 부감독 등이 함께 자리한 가운데 2020 시즌제를 본격 선포하며 앞으로 나아갈 취지 등을 밝혔다.
이 사장은 “수원과 화성, 용인 등 경기남부지역에만 3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있고, 공연 유효 구매력이 많은 30~40대가 많은데 그동안 이분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레퍼토리 시즌제가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전당 시즌제는 경기도만의 특색있는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 공연을 풍성하게 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극장을 찾을 관객이 매력을 느낄 작품을 감독에게 의뢰하고 자체기획으로 구상하고 있다”면서 “감독들의 브랜드 파워는 경기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관객을 수원으로 흡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전당 역시 예술단이 많은 작품을 하도록 백업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수준 높은 작품들을 선보이기 위한 공연장 환경 개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전용 극장 부재와 다른 공연 공간을 만드는 문제는 여러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었다”면서 “이러한 것들을 구체화 시키는 일의 첫 삽을 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시즌제를 통해 경기도의 정체성을 담고, 경기도를 대표할 공연예술 문화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4개 예술감독이 협업한 경기도표 공연 형태다. 이 사장은 “천 년의 역사를 담은 경기도의 보편적 예술성 높이고 경기도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경기도의 역사와 인문, 지리, 경기도만의 고민을 담아 예술감독들과 상의해 대표작품을 재임기간에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