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옥정지구와 파주 운정지구 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아파트 용지(공동주택 용지)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민간 택지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나 개발업체들이 공공택지로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9일 LH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된 공동주택용지 50개 필지 가운데 47개 필지가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분양률이 94%, 매각 총 대금만 3조 7천18억 원에 달한다. 2018년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69개 필지가 공급됐지만 50개 필지, 72%만 매각된 것에 비하면 사실상 완판에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3월 장기 미분양 용지였던 양주 옥정지구 공동주택 용지 4개 필지가 모두 팔린 것을 시작으로 파주 운정3, 인천 검단, 오산 세교2, 화성 동탄2지구 등 2기 신도시 내 공동주택용지들이 모두 팔려나갔다. 앞서 3기 신도시 건설 탓에 상대적으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2기 신도시는 외면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모두 완판된 것이다.
경쟁률도 수십, 수백 대 1에 달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올해 첫 분양 사업지인 양주 옥정 공동주택용지는 수년간 분양공고를 내도 팔리지 않는 골칫덩어리였지만, 경쟁률이 무려 543∼608대 1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서 공공택지의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서울 재건축ㆍ재개발 등 민간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토지 확보와 사업성이 보장되는 공공택지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계획 발표 직후 분양한 화성 동탄2지구 A59 블록전용 60∼85㎡ 분양용지는 경쟁률이 182대 1, 파주 운정3지구 85㎡ 초과 용지는 경쟁률이 164대 1에 달했다. 작년 9월에 분양공고가 난 인천 검단지구 AB13블록, 화성 동탄2 A61블록, 파주 운정3지구 A33블록에도 필지마다 177∼189개사가 경쟁했다.
3기 신도시 공급 유탄을 맞아 미분양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했던 수도권 외곽의 중소규모 공동주택 용지들도 분양가 상한제 등의 변수가 등장하면서 주인을 찾은 것이다. 미매각된 용지는 수도권에서도 입지여건이 열악하다고 평가받는 안성 아양지구 2개 필지와 주택수요가 부족한 밀양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1개 등 총 3개 필지뿐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재개발ㆍ재건축이나 일반 개발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다”며 “정비사업과 개발사업 위축으로 중소 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들까지 공공택지로 몰리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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