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우물 정비사업 등 진행하며 뿌리 주변까지 콘크리트 타설
주민들 “생육환경 훼손” 지적 관계자 “개선안 검토 후 수정”
“보호할 가치가 있어 보호수로 지정했으면 보호수가 제대로 생육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합니다.”
지난 6일 오전 11시30분께 안산시 단원구 탄도항에서 뱃길로 1시간20분 가량을 달려 도착한 풍도.
풍도동의 선착장을 시작으로 마을 가장자리에 조성된 마을길을 따라 7부 능선께 도착하면 한 은행나무와 마주하게 된다. 나무 밑동부터 여러가지로 갈라져 자란 가지가 마치 한폭의 꽃처럼 보이는 수령 500년된 은행나무다.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은행나무는 안산시가 지난 2003년 6월 부터 보호수(경기안산22)로 지정받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인해 생육 환경이 훼손되면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시는 지난 2015년부터 총 25억 원의 예산을 들여 풍도 선착장 조성사업, 산책로(둘레길) 정비사업 등 풍도 조성사업, 우물 환경정비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나무의 생육 환경 훼손되고 있는 것.
특히 수령 500년된 은행나무 밑에는 풍도를 비롯 인근 섬 등을 포함 물맛이 가장 좋다고 유명새를 탄 ‘샘(우물)’이 있는데, 안산시가 이달 초 이 샘에 대한 정비사업을 하면서 은행나무의 뿌리가 뻗어 있는 주변까지 콘크리트를 타설, 보호수의 생육환경에 장애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은행나무와 연결된 급경사 도로에도 콘크리트가 타설 돼 있어 보호수 지정을 무색하게 했다.
이와 관련 주민 A씨는 “은행나무의 특성상 뿌리가 깊이로 자라는 게 아니라 옆으로 뻗어나가는 성향이 있어 뿌리가 뻗어 있는 부분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생육에 지장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은행나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한 결과가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샘 주변을 정화한다면서 콘크리트로 입구를 쌓아 주민들이 이 샘물을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마을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인데 주민들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이를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할지 고민한 뒤 수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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