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예술공간 봄은 오는 20일부터 이민경 개인전 <모두 사랑하리>를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재활용한 종이를 소재로 연필과 염색 작업 등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구현해 냈다. 전시에 앞서 이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전시 의도를 ‘우리가 함께 나눴던 작고 여리고 소중한 것을 감싸 안으며 살아있고 살아가고 살아진다’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우리를 보듬어주고 소중한 것을 내어주는 사람들을 향해 충분히 노력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사무치는 그리움을 갖게 되는데 이를 구름이 되고 비가 된 형상으로 표현해 낸 셈이다. 그래서인지 전시장에 소개된 작품들은 어두운 톤에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Cloudy Day series’와 ‘Rainy Day series’가 있는데 회색과 어두운 파란색 등을 이용해 우중충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그 중 ‘Cloudy Day Series_01’은 가로 80.3㎝, 세로 130.3㎝ 규모 캔버스 위에 재활용한 종이를 소재로 연필, 염색을 곁들여 비가 오는 풍경을 미묘하게 표현했다. 비가 내리는 구름은 흡사 지도 속 대륙을 연상케 하며 구름의 일부는 어두운 파란색으로 칠해져 우울한 풍경을 띤다. 아울러 ‘Rainy Day series_01’은 가로 116.4㎝, 세로 80.3㎝ 규모로 연필을 이용해 검은색 비가 내리는 풍경을 그려 전시 주제와 콘셉트에 걸맞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마냥 어두운 콘셉트만 갖춘 건 아니다. ‘HUG 2020_01’ 작품은 가로 65.1㎝, 세로 50㎝ 크기 캔버스에 사람, 손가락 등으로 보이는 요소가 나란히 교차해 있는 모습을 그려냈다. 이는 흡사 깍지 낀 양손, 서로에게 의지하는 사람들을 담아내 우리를 보듬어주고 소중한 것을 내어주는 사람들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이다.
예술공간 봄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표면적인 작품 모양 외에도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잘 고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관객들이 작품 안에 내재된 의미를 꼭 포착해 갈 수 잇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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