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확진자 폭증… ‘확산 공포’ 다시 엄습

대구서 31호 ‘슈퍼 전파자’ 역할, 20명 가까이 추가 감염
수원 20호 환자 초등생 딸도 확진… 지역사회 전파 우려
李 지사 “재난관리기금 사용처 확대 검토… 대책 세워야”

경기지역에서 9일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도내 코로나 환자가 12명으로 증가, 경기도에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다시 엄습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31호 환자(61세 한국 여성)가 종교활동 등을 통해 ‘슈퍼 전파자’ 역할을 하며, 20명 가까이 감염시키는 등으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20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1명으로 늘었다. 이날 발생한 20명의 확진자 중 18명은 대구ㆍ경북지역 시민, 1명은 서울 성동구민이다. 나머지 1명은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20호 환자(42세 한국 여성ㆍ수원시 장안구 천천동)의 딸(11세 한국 여아)로 확인됐다. 이 여아는 32호 환자로 분류됐으며 현재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32호 환자 발생은 지난 10일 고양시에서 28호 환자(30세 중국 여성)가 양성 판정을 받은 후 9일 만에 경기지역에서 확진된 사례다. 이로 인해 도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2명으로 늘었다.

또다시 확진자가 발생한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은 ‘청천벽력’의 소식을 들은 분위기다. 이날 낮 찾은 천천동 인근 상권에는 마스크를 쓴 채 빠른 발걸음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만 있을 뿐 인적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곳의 카페와 음식점 등의 입구에는 수원시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수원시소상공인연합회 등이 인증한 ‘예방방역 완료업체’ 스티커가 부착돼 안전한 점포임을 알리고 있었다. 한 점포의 경우 ‘근래 중국(中國)을 방문(訪問)하신 손님께서는, 출입(出入)을 보류(保留)해주실 것을 부탁(付託)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을 설치, 한국어를 모르는 중국인도 단어 조합을 통해 내용을 알고 가게를 찾지 않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 중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31호 환자가 신천지 활동 등을 통해 10여 명에 달하는 인원을 감염시킨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밝혀지면서 국내 첫 ‘슈퍼 전파’ 사례도 확인됐다. 심지어 31호 환자 본인 역시 해외여행력 등이 없는 탓에 감염 경로가 불분명,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천의 신천지 총회본부 소속 신도 중 6명이 최근 대구교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종천 과천시장은 SNS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시민들에게 안내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내 이마트와 제일쇼핑상가, 중앙동 교육관 등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또 도내에서 9일 만에 확진자 추가 발생에 이어 29호 환자(82세 한국 남성ㆍ서울)가 지난 2일 오전 의정부시 녹양역 방문, 7일 오후 동두천시 소요산역 방문, 10일 오후 양주시 덕정역 등을 찾은 것으로 확인돼 경기북부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안성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이 기침과 열을 동반한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를 받고 있다. 의심환자는 안성지역 대학교의 교환학생으로 지난달 24일 중국 서안과 장서를 거쳐 이달 2일 한국으로 입국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금까지는 추적관리가 가능한 곳에 낚싯대를 던졌다면, 위험성이 있는 곳에 투망을 던지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통해 지역사회 전파를 대비해야 한다”며 “대규모 감염병도 재난이 분명한데 재난관리기금의 사용처가 한정돼 있다. 이런 경우 기금을 쓸 수 있도록 사용처 확대를 검토해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승구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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