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인천시 ‘엇박자’ 구멍 뚫린 ‘초동 방역’

市, 30번째 확진자 인천 방문 사전 통보 못 받아
질본 브리핑 4시간 지나서야 정확한 경로 파악
“언론보다 늦게 알아”… 핫라인 구축 필요성 제기

인천교통공사와 공항철도(주)가 코로나19 30번 확진자가 다녀간 인천시 서구 검암역에서 19일 합동방역을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교통공사와 공항철도(주)가 코로나19 30번 확진자가 다녀간 인천시 서구 검암역에서 19일 합동방역을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질병관리본부와 인천시 간의 코로나19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초동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19일 시와 질본에 따르면 코로나19 30번째 확진자 A씨는 지난 10일 인천 용유도와 경인아라뱃길을 방문했다. 질본은 지난 18일 오후 2시께 이 같은 내용을 브리핑했다.

하지만 신속한 초동 방역을 해야하는 시는 질본으로부터 A씨가 인천을 방문한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질본이 A씨의 이동 경로 등에 대해 공유하지 않아 시는 뉴스 속보를 통해 A씨의 인천 방문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이 처럼 정보 공유가 늦어지면서 초동 방역도 차질을 빚었다. 시는 질본 역학조사관과 확인을 거쳐 오후 4시30분에서야 대략적인 A씨의 동선을 파악, 1차 방역을 지시했다. 이는 질본 브리핑 이후 약 2시간30분이 지난 시점이다.

시는 또 질본 브리핑 약 4시간이 지난 6시가 넘어서야 A씨의 정확한 동선을 파악해 공항철도 등 관계기관에 2차 방역을 통보했다.

시 관계자는 “초동방역에 나서야 하는 시가 확진자의 이동 동선 등 중요한 정보를 언론보다 늦게 접하고 있다”며 “질본차원의 정보 공유가 좀 더 신속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확진자가 이동한 동선 등은 질본이 신속한 방역 차원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사전에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A씨가 최근 인천을 방문했다면 시가 관련 정보를 파악하지 못 해 늑장대응을 하는 사이 바이러스 감염이 이뤄질 수도 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연히 지자체와는 미리 공유를 해야하는 정보인데 그것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황당할 따름”이라며 “질본과 지자체가 핫라인을 만들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질본의 조직 규모가 크지않아 관련 내용이 지자체와 신속하게 공유되지 않는 것 같다”며 “하지만 지자체가 미리 방역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도 질본이 미리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질본 관계자는 “A씨가 인천을 방문했을 때 함께한 지인들은 격리 조치를 했고, 인천의 접촉자도 없어서 관련 내용 공유가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편, 시는 이날 시장 주재 대책회의를 열고 지역 내 교회 등에 급식 등 집단 행동 자제 등을 권고했다. 대구의 한 교회에서 31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14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드러난 것의 후속 조치다. 또 시는 당초 휴원하지 않은 옹진군의 경로당을 포함한 인천 전체 경로당에 대해 휴원 조치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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