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질병의 재난을 바라보면서

인간의 역사를 통하여 살펴볼 수 있는 여러 재난의 가운데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빼앗았던 사례들은 극단적으로 혼란을 일으켰던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아닌 질병의 문제였다. 우리의 역사를 기록한 문헌 중에서도 역병, 즉 돌림병에 대한 기록을 많이 찾을 수 있는 것에서 이전의 시대나 지금의 시대에도 질병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중요한 명제인 것은 확실하다. 현대에서 과학의 발전과 생물학에 대한 많은 연구성과를 인용하여 인간의 기대 수명이 많이 증가하였고 다양한 질병의 치료도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에 대한 의학의 발달과 더불어서 또한 인간의 탐욕에 의한 사람과 축생들에게 공통적으로 감염이 일어나는 사례가 증가하여 인간사회에 대혼란을 일으키는 행위는 과연 무엇에서 시작되는 것인가? 축생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어 변형을 일으켰던 질병으로 2002년 11월 중국 관동지역을 중심으로 발병이 시작되었던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S)이나, 2012년부터 중동지역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2015년까지 맹위를 떨쳤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은 인간이 축생들에게 지나치게 인간의 생활환경으로 이끌었던 것에 원인이 있었고 기 내면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많은 탐욕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인도에서 활동하시던 당시에도 이와 비슷한 역병이 사례를 자세히 기술하고 있는데, 그러한 일의 근원은 인간의 탐욕이 내재하여 있고 여기에 귀신들의 비인(非 人)이 가세하여 더욱 확대시키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즉 인간이 윤리적이고 이치에 맞게 생활을 유지한다면 이러한 비인들도 인간세상을 쉽게 넘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우한 지역에서 발생하여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어 세계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환자가 발생하여 확대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고, 조만간 대학교의 개강과 유학생의 유입은 현재의 방역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필요성을 인식시킨다.

현대사회는 세계가 네트워크로 이뤄지고 있고 세계의 공장이라 일컫는 중국경제의 문제가 세계경제에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으며, 바다를 건너서 미국에서는 독감으로 많은 인명의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또 다른 우울한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러한 인간세상의 여러 지역의 재난을 보면서 불교의 가르침의 가운데에서 오탁악세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면, 번뇌가 멈추지 않아서 감정의 갈등이 끊임없이 반복하여 고뇌하는 번뇌탁(煩惱濁)과 사악한 사상과 견해를 가진 자들이 자신을 혼란에 빠트리고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견탁(見濁)이 조화되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는가를 조심스럽게 되새겨 본다.

인간이 자연을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일정한 이치에 따른 공간과 시간의 분배가 필요한 것이고 지구라는 삶의 터전을 살아가는 다른 존재와의 조화도 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오만한 독선과 그것에 따른 무분별한 자연의 파괴와 에너지의 남용, 인간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새로운 탐험은 고스란히 인간에게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병원균이 수산물시장에서 축생의 식용문제에서 시작되었다는 설과, 인간이 실험실의 연구과정에서 유출되었다는 설이 보도를 접하면서 스스로 반문하여 본다. ‘인간의 탐욕은 과연 부처님의 가르침인 소요지족(小欲知足)을 실천할 수 없는 것인가!’

이것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앞에서 말한 부처님 당시의 재난을 일으켰던 아사세왕은 세상을 향하여 스스로 지었던 과오를 참회하였고, 고통받던 여러 사람을 위하여 은혜를 베풀었으므로 이러한 재난이 점차 사라져갔던 인연사를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의 재난은 인간의 지혜에 의하여 제어되고 수습될 것이다. 이러한 재난을 통하여 인간과 자연이 조화되는 삶을 기대하여 본다.

세영스님 수원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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