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계에서 인종과 성별 등 차이가 아닌 다름을 규정하는 요소로 차별이 일어나선 안되지만 잊을만 하면 혐오와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글렌 호들(62) 감독은 “장애인은 전생에 지은 죗값을 현세에서 치르고 있는 이들이다”라는 발언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지난 2014년에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축구팀 바르셀로나 FC의 다니엘 알베스(36)에게 경기 중 관중이 인종차별의 의미로 바나나를 투척하는 일 등도 벌어졌다. 아직까지도 필드 위에서의 혐오와 차별은 언제든지 고개를 들 준비가 되어있다는 걸 방증하는 사례들이다.
이번에 개봉한 <샤이니 슈림프>는 혐오와 차별이 사랑과 존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아 우리 사회에 의미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작품은 <레옹>, <택시>, <13구역>, <금지된 장난>, <덩케르크> 등을 배출해 낸 프랑스 영화로 우리에게도 비교적 익숙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야기는 세계수영선수권 은메달리스트인 마티아스 르고프(니콜라스 곱)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어느날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징계를 받게 된 그는 게이 수구팀 ‘샤이니 슈림프’의 코치를 맡게 된다. 수구보다 파티를 더 좋아하는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게이 스포츠 대회인 ‘게이 게임스’에 참가하려고 한다. 완전 상극인 마티아스와 샤이니 슈림프 팀은 우승을 위해 대회가 열리는 크로아티아로 향하게 된다.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이 이번 작품도 동성애를 혐오하던 마티아스가 샤이니 슈림프와의 협업, 감정 공유를 통해 열린 마음을 갖게 된다는 흐름을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을 다룬 연출이 중요한 법인데 여기에는 코믹한 요소와 진지한 요소가 고루 가미돼 눈길을 더한다. 마티아스와의 첫 만남에서 샤이니 슈림프의 일원들은 “우리가 게이처럼 보이죠?”, “맞아요” 라며 깔깔 거리는 모습은 물론 시종일관 장난스러운 모습에 지친 마티아스와 샤이니 슈림프의 주장 장(알반 레누아)이 “이렇게 할거면 크로아티아에 갈 필요가 없다”라고 진지하게 말하는 장면이 한 작품 안에 등장해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과연 호모포비아였던 마티아스가 열린 사고를 어떻게 갖게 되는지, 그리고 샤이니 슈림프는 게이 게임스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15세 관람가.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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