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감염비상에도 터미널 방치하는 인천시·미추홀구

대구 상행버스, 하루 13대 운행
이틀간 방문자만 300명 웃돌아
교통公 검역장비 요청에도 거절
첫 사망자 발생 등 불안감 고조

인천종합버스터미널에 열화상 감지 카메라가 없어 코로나19 검역에 속수무책(본보 14일자 1면)인 가운데, 인천시와 미추홀구가 대구 등으로부터 지역 확산 예방을 위한 1차 관문의 검역에 손을 놨다는 지적이다. 인천교통공사가 시와 구에 수차례 인천터미널에 설치할 열감지 카메라와 검사 인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모두 묵살했기 때문이다.

20일 시와 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대구버스터미널에서 1일 13대의 고속버스가 인천터미널에 올라오고 있다. 대구는 지난 18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시를 비롯해 인천터미널이 있는 미추홀구 등은 인천터미널에 대한 검역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구에서 버스로 인천에 온 시민은 지난 18일 124명, 19일 129명, 이날 정오까지 22명 등 모두 275명에 달한다. 당연히 열감지 카메라가 없어 이들에 대한 발열 증상 등은 전혀 확인하지 못했다.

앞서 교통공사는 시에 열감지 카메라 구입을 위한 예산과 검사를 할 인력 지원 등을 요청했지만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답변만 받고 거절당했다. 또 관할 기초자치단체인 미추홀구(보건소)에는 열감지 카메라 대여와 인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마찬가지로 거절당하는 등 검역의 책임을 교통공사에 떠넘기고 있다. 이 밖에 인근 지자체 보건소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 ‘여력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서울 동서울터미널엔 광진구청이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대전터미널엔 대전시가, 대구터미널엔 대구시가, 광주터미널엔 광주시 및 지역보건소가 검역 장비를 설치·운영하며 지역 확산 방지에 애쓰고 있다.

게다가 교통공사가 열감지 카메라를 자체적으로 구입·임대하려해도 현재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교통공사는 인천터미널 내 대합실 출입구 3곳의 출입자를 살펴보려면 최소 열감지 카메라 3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를 새벽부터 자정께까지 매일 열감지 카메라를 운영하려면 6개팀(2인 1팀), 즉 12명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박규웅 시 건강체육국장은 “필요하다면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해 (교통공사에)인천터미널용 열감지 카메라 구입비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 날 경상북도에 있는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63세 남성이 사망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첫 사례다. 전국적으로는 53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추가로 발생, 확진자는 104명으로 나타났다. 인천에서는 대구를 다녀온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있는 면세점 직원과 백령도 거주민 등이 정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승욱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