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2번째 확진자, 자가격리 권유에도 은행·문화시설 활보
市 셧다운 확대… 접촉자·유증상자 등 모두 30명 격리 조치
섬 여객선 예약률 ‘0’·K리그 연기 등 실물경제 직격탄 ‘비상’
인천의 코로나19 신천지 신도 확진자가 자가격리하지 않고 은행 등을 활보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 내 관련 시설의 폐쇄 등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백령도 등 섬 관광객도 급한데다, 프로축구 개막전도 잠정 연기하는 등 지역 전반으로 후폭풍이 확산하고 있다.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2번째 확진자 A씨(60)는 지난 21일 오후 2시30분께 부평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검사를 받은 후 22일 오전 9시30분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소는 A씨가 지난 14~17일 신천지교회 대구집회에 참석했기 때문에 자가격리를 권유했다.
그러나 A씨는 보건소의 이 같은 권유를 따르지 않았다. A씨는 검체 채취 후 오후 3시10분부터 20분간 부평5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 서류를 발급받았고, 이후 우리은행 부평금융센터에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복지센터 직원 3명과 민원인 8명, 우리은행 직원 2명 등 총 13명이 A씨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자가격리 권유에 따랐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접촉자인 셈이다.
시는 이 중 행정복지센터에서 발생한 접촉자 11명에 대해 검체 검사를 했다. 이 중 10명은 1차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1명은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또 A씨와 접촉한 우리은행 직원 1명은 캐나다 여행 중이어서 오는 29일 입국 후 검사를 할 계획이며, 나머지 직원 1명은 부천에 거주해 부천시 보건소로 이관했다.
A씨는 오후 4시께 집에 도착한 후에도 다시 부평문화의거리에 있는 그린조이 점포와 부평종합시장 내 옥설선식에 방문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은행을 비롯해 부평종합시장을 포함한 3곳의 전통시장 등이 잇따라 폐쇄한 채 소독 등을 하고 있다. 부평5동 행정복지센터도 지난 22~23일 폐쇄한 채 전체 소독을 했다.
이에 대해 부평구 관계자는 “A씨는 당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했다”며 “조사대상 유증상자에게는 외출이나 대중교통, 다중이용시설 이용 등을 자제하도록 보건 교육을 하지만 공무원 전담 배치 등은 이뤄지지 않아 권유를 따를지 여부는 환자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지역 곳곳에서 대구와 관련한 코로나19 감염 여부 확인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서구 인천사업장 연구동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자녀가 지난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 직원에 대한 검체 검사와 함께 자가 격리 중이다. 또 연수구의 한 보육교사의 딸이 확진자와 대구에서 공연을 본 사실이 밝혀져 검역 당국이 이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하고 있다. 또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전체 소독도 했다.
현재 시는 접촉자 27명을 비롯해 유증상자 3명 등 모두 30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사회 전반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악영향도 현실화하고 있다.
인천 섬지역을 연결하는 여객선의 3월 예약률은 0%로 나타났다. 봄철(3~6월 초)이 섬관광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예약률은 매우 심각하다. 봄철 성수기 섬 관광 매출이 여행사 1년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연안여객선사도 주말 여객의 60~70%가 단체 여행객이기 때문이다.
섬 지역 여행사는 이번 사태가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보통 이맘때면 여객선 좌석의 단체 블록을 잡기 위해 단체 관광 등 3월 예약이 모두 끝나야 하는 시점인데, 단 1건의 예약도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비수기라 큰 영향이 없지만 3월 매출의 급감은 여행사나 선사에게 직격탄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또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도 오는 3월1일 예정이던 홈 개막전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 때까지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병원의 면회객 제한 등 감염관리 조치에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손씻기 등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인천에선 지난 1월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35·여)이 국내 첫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인천의료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완치해 지난 6일 퇴원했다.
이승욱·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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