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한전·삼성화재 무관중 현장] 선수들도 어색… 뜨거운 함성 대신 적막감만

확산 우려에 인력 최소화… 구단·선수 “하루 빨리 종식되길”
구장 내 매점도 직격탄… 봄 배구도 무관중될까 ‘전전긍긍’

 

“배구 시작 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무관중 경기에 기운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같은 노력이 더해져 하루 빨리 이번 사태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25일 오후 7시 프로배구 V리그 수원 한국전력과 대전 삼성화재의 남자부 경기가 열린 수원체육관에는 평소 뜨거웠던 팬들의 함성 대신 스파이크 소리와 선수들의 고함만이 텅빈 체육관에 공허히 메아리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프로배구 사상 첫 관중 없는 경기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라 이날 경기부터 한시적으로 V리그 잔여 경기의 무관중 진행을 결정했다.

이에 이날 경기서는 선수단 외에 경기 진행의 최소 인원인 코트 매니저와 장비매니저, 의무 요원, 장내 아나운서 등 필수 인력만 투입해 경기를 치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5일 오후 수원체육관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프로배구 남자부 수원 한국전력과 대전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외롭게 경기를 펼치고 있다. 윤원규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5일 오후 수원체육관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프로배구 남자부 수원 한국전력과 대전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외롭게 경기를 펼치고 있다. 윤원규기자

수원체육관은 ‘겨울스포츠의 꽃’으로 자리매김한 배구의 인기에 힘입어 그동안 많은 관중들이 찾았지만 이날 만큼은 확연히 온도차가 느껴졌다.

평소 게임 시작 1시간 30분 전에 입장해 워밍업 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며 열기를 고조시켰던 팬들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홈 경기를 준비한 한국전력 관계자는 “KOVO의 지침에 따라 응원단장, 치어리더, 마스코트는 제외시켰고, 경호인력도 기존 36명에서 6명으로 줄이는 등 인력을 최소화해 경기를 진행했다”면서 “평소 1천명이 넘던 관중이 당분간 입장할 수 없게 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경기를 펼친 선수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전력의 주장 신으뜸은 “경기 중 펼치는 허슬플레이를 통해 얻는 관중의 함성 덕에 더욱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오늘은 왠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라며 “그래도 선수와 관중 모두의 안전을 위해 결정된 사안인 만큼 동료들에게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말고 경기에 집중하자고 다짐하며 경기를 치렀는데 익숙치 않았다”고 무관중 경기 소감을 밝혔다.

한편, 무관중 경기 진행에 따라 이날 문을 닫은 매점 운영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남자부 경기가 있는 날은 하루 평균 400명 이상이 매점을 찾기에 물품을 준비했는데 갑작스런 무관중 운영으로 손실이 크다”며 “앞으로 여자부 현대건설의 포스트시즌까지 무관중으로 진행될까 걱정이다. 이 상황이 하루 빨리 종식됐으면 한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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