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이 지난 29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휩쓴 데 이은 쾌거다.
홍 감독은 시상식에서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나를 위해 일해준 사람들,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심사위원들을 향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허락한다면, 여배우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해 배우 김민희, 서영화가 일어나 함께 박수를 받았다.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 영화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는 감희를 따라간다. 홍 감독이 연인이자 배우인 김민희와 7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김민희 외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했다. 이번 시상식에는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민희, 서영화가 함께 자리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은곰상 감독상을 받은 것은 <사마리아>의 김기덕 감독 이후 역대 두번째이자 16년 만이다.
홍 감독은 <밤과 낮>(2008), <누구의딸도아닌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에 이어 올해 네 번째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주연 김민희에게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홍 감독은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 영화제에서 1998년 <강원도의 힘>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특별언급상, 2010년에는 <하하하>로 이 부문 대상을 탄 바 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는 <도망친 여자> 외에도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이 스페셜 갈라 부문에, 김아영 감독의 <다공성 계곡 2: 트릭스터 플롯>이 포럼 익스펜디드 부문에 초청됐다.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이란 출신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데어 이즈 노 이블>에 돌아갔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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