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첫날 경매현장 가보니… 농산물도매시장 ‘남촌동 시대’ 활짝

전국 올라온 사과·배 등 가득 인산인해… 하루 거래량 증가
쾌적한 환경에 상인들 만족↑ “이제서야 도매시장 느낌난다”

2일 새벽 2시, 인천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첫 경매에 참가한 중도매인들이 단말기를 이용해 낙찰을 받고 있다. 장용준기자
2일 새벽 2시, 인천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첫 경매에 참가한 중도매인들이 단말기를 이용해 낙찰을 받고 있다. 장용준기자

2일 새벽 2시께 남촌농산물도매시장 내 농산물 경매장. 채소 경매가 시작하자 경매사가 특유의 추임새를 넣으며 경매절차에 들어간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에서 이곳 남촌도매시장으로 이전 한 후 첫 경매다.

경매에 참여한 중도매인의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해진다. 그들은 전자경매현황을 계속 확인하며 전자 경매기계에 적절한 액수를 입력한다. 가격이 신통치 않자 경매사는 “파프리카 시세 따라가려면 멀었어. 첫 날인데 정가로 매수 해봅시다”라고 중도매인을 독려한다. 판매가 끝난 농산품은 중도매인 지게차, 전동차, 리어카 등에 실려 각 상가로 옮겨진다. 상가에는 소매상이나 시민을 맞기 위해 농산품을 진열하는 상인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경매에 앞서 대인농장, 인천농산물㈜, 인천원예농협공판장, 덕풍청과㈜ 등 4개 도매법인은 각각 남촌도매시장의 발전을 기원하는 초매식을 했다. 초매식은 첫 경매에 앞서 풍년과 발전 등을 기원하는 행사다. 이기용 인천원예농협 조합장은 “코로나19가 변수지만 인천시에서 도매시장 현대화에 많은 신경을 써줬다”며 “우리도 더 노력해 좋은 가격으로 농산물을 판매 하겠다”고 했다.

이어 3시께 과일 경매를 앞둔 과일 경매장에는 도매상인들이 상가의 쓰레기와 먼지를 쓸어낸다. 과일 경매는 오전 4시30분께 열리지만 이미 경매장 곳곳엔 전국에서 실려온 사과, 배 등이 쌓여 발 디딜 틈조차 없다.

남촌도매시장으로 이사온 상인들은 새로운 공간에서의 생활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 한다. 구월도매시장에 비해 시설이 좋아져 시민에게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일 도매상인 최재형씨는 “구월도매시장은 각 상가별로 칸막이도 없어서 일반 시장 같았다”며 “그런데 남촌도매시장은 규모가 훨씬 커져서 이제야 도매시장 느낌이 난다”고 했다.

이날 경매에서 사과 10㎏ 최고가는 5만원, 배 15㎏ 최고가는 6만8천원을 기록했다. 고구마 10kg의 최고가는 5만1천원이다. 거래량도 대폭 증가했다. 오전 8시 기준 1일 총 거래물량은 1천476t이다. 이는 지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천162t이 증가한 수치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개장 준비 과정을 직접 챙겼는데, 상인들이 만족한다니 보람있고 뿌듯하다”라며 “코로나19로 상인들이 어려움이 많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1990년대 초 만들어진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은 약 25년간 인천의 농산물 유통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 등으로 지난 2월 28일 마지막 경매를 끝으로 남촌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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