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있어야 건물주도 있는 거죠. 힘든 시기, 함께 이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임대료 인하 운동’이 경기도에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월세를 통째로 받지 않기로 한 ‘통 큰 건물주’가 수원에도 등장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수원 권선구 탑동의 한 상가 건물 세입자 A씨는 지난 3일 건물주로부터 “요즘 코로나19때문에 많이 어려우시죠”라는 우려 섞인 인사말로 시작된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최근 매출 급감해 시름하던 A씨에게 건물주는 “어려운 시국에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고자 이번 한 달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실제 A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이 외출이 꺼리면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씨는 건물주의 호의로 이달에는 월세 부담이 없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곳의 건물주 김진용(55)씨는 이 같은 파격적인 결단을 자신이 세입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도움’이라고 설명했다.
용인 수지구 풍덕촌동에서 20년째 작은 떡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나도 장사를 해보니 이렇게나 어려운데, 임차인들은 오죽하겠느냐. 점점 경기가 나빠지는 와중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격일 것”이라며 월세를 안 받기로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김씨는 “환자는 매일 속출하는데 병실은 부족하고, 내가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라며 “세입자들이 있어야 건물주도 있는 것 아닌가. 어려운 시기를 같이 이겨 나가려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씨의 건물은 지하 1층에 지상 3층, 주택 2가구와 상가 4점포가 자리 잡고 있어 월 임대료는 약 1천400만원에 이른다. 이러한 김씨의 결정을 전달받은 세입자들은 곧바로 김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한편 ‘임대료 인하 운동’은 경기도 곳곳에서 발생, 상생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평택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경제 테스크포스’를 운영, 소상공인 특례보증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지원사업 등에 이어 ‘선한 건물주’ 확산 캠페인을 적극 펼치고 있다.
아울러 구리시는 인창동 유통 종합시장 축산 가공동에 입주한 23개 업체의 임대료를 3개월간 절반만 받기로 했고, 수원시 세류2동 도시재생사업 지역에서도 최근 ‘소상공인 임대료 인하 상생협약’을 맺고, 임대료 10% 인하 및 5년 이상 장기임대차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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