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봄철 이사 풍경이 자취를 감추면서 이사업체와 청소업체 등 관련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집 조차 보여주는 것을 꺼리면서 주택거래가 감소, 매출 하락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9일 경기도 내 이사업계에 따르면 도내 이사업체들은 현재 줄어든 이사 계약 건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기업ㆍ공공기관 인사와 대학 개강 등이 몰려 있는 봄은 이사업계에서는 연중 최고 대목이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연중 계약의 40%는 2~3월에 몰려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탓에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지 않거나 사람들이 이사를 미루면서 이 같은 봄철 이사 풍경이 실종, 이사업체들 역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가량 줄었다.
이에 업체들은 근무시간을 자체적으로 줄이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비상에 걸렸다. 오산 소재 A 이사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봄과 비교하면 계약 건수가 반 토막 났다”며 “일감 자체가 없어서 일부 직원들 임시로 휴직하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 전문 청소업체들 역시 줄어든 매출에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평택의 B 청소업체 관계자는 “이사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청소업체들 역시 하루에 단 한 건의 계약도 맺지 못하고 있다”며 “직원들과 협의해 시급제로 전환해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봄철 이사 대목에 간접적인 수혜를 누리는 전자제품ㆍ가구판매 업체들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봄철 결혼을 앞두고 찾아온 신혼부부들로 매장이 붐벼야 하지만, 코로나19로 발길이 끊겼다는 것이다.
화성의 한 가구단지에서 침구류 판매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C씨(51)는 “혼수철을 맞아 새내기 부부들로 붐벼야 하는데 하루에 단지를 찾아오는 사람이 10명 정도”라며 “매출도 평소보다 30~40% 급감해 직원도 줄이고 혼자서 매장을 지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 업계에도 한파가 불어닥쳤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 속 이사까지 줄어들면서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학가 인근에서 원룸을 주로 계약하는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대학 개강까지 미뤄지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수원 매탄동의 D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의 규제 대책으로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코로나19 사태로 주인들이 매물 자체를 내놓지 않다 보니 문만 열어 놓고 있다”며 “대부분의 중개업소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희ㆍ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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