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은행, 영화관, 음식점, 카페 등의 장소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바로 무인 주문기, 즉 ‘키오스크’라고 불리는 기계가 장소마다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건비 절감과 빠르고 편리한 주문 방법에 이끌려 많은 음식점과 카페가 이를 들이기 시작했고, 어느새 키오스크는 어느 곳에서나 흔히 접할 수 있게 대중화가 됐다. 키오스크는 업자나 시설 운영자 입장에서는 꽤 쓸모 있고 좋은 기계다. 많은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이 기계 하나만 있으면 전보다 더 빠른 회전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키오스크는 반가운 존재다. 주문할 때 직원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기계 사용이 익숙한 청년층에서는 오히려 더 간편하고 빠른 이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키오스크 도입에 따른 문제점과 불편함도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기계 사용이 익숙하고 편한 청년층에 반해, 중장년층은 상대적으로 낯선 물건에 거부감과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다 보니 적응하는 기간이 더 길고 그에 따른 불편함도 더 커서 긴장감을 느끼거나 위축을 하는 경우도 많다.
장애인이나 어린아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나 어린이들은 기계의 높이에 가로막혀 버튼을 누르는 과정조차도 힘겹다. 시각장애인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음성지원도, 점자도 적혀 있지 않은 기계는 그들이 어떠한 활동이나 주문도 할 수 없게 만든다. 결국, 앞서 말한 사람들 대부분이 정보 습득력의 차이, 신체적 한계 등의 이유로 누려야 할 것을 평등하게 누리지 못하고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ATM 기계의 경우는 그나마 점자나 음성지원과 같은 지원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아직도 많은 키오스크가 이러한 사회적 약자, 소수의 불편함에는 귀를 기울이지 못한 채 자리해 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에게 공평한 사용 기회를 제공하고 진정한 대중화를 일궈낼 때가 된 것 같다. 늘어나는 기계 수에 발맞춰 영어 표현을 줄이고 시간제한을 없애야만 노약자나 중장년층의 위축감이나 거부감을 차차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휠체어 이용자나 어린아이들의 경우를 고려해 화면의 높이를 조절하는 배려,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와 음성지원 서비스를 필수적으로 적용하는 규칙을 적용하는 것도 불편함을 크게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하나씩 보완해 나가고 수정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모두가 거부감보다는 익숙함을 가지고 키오스크를 대하는 날이 올 것이다.
안양여고 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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