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속 예술적 요소를 한데…나피디 개인전 <Uleule Render> 오는 19일 개최

▲ Uleule-render #10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은 지난 반 세기 내지 한 세기 동안 인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이들 요소를 원작으로 영화나 소설이 출시되기도 하고 유튜브나 픽시브 등에서는 팬 영상과 팬 아트 등 2ㆍ3차 창작물이 만들어지는 등 문화 분야를 넘어서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끼쳐왔다.

이 같은 요소의 영향력과 속성을 회화로 변환한 전시 <Uleule Render>가 오는 19일 예술공간 봄에서 열린다.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나피디 작가의 개인전으로 Uleule는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사용하는 효과음이나 의성어적 표현을 구글 번역기로 입력하여 얻은 철자이며, Render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 후 이미지나 영상으로 출력하는 과정 중 하나인 Rendering(렌더링)에서 빌려왔다.

▲ Uleule-render #12
▲ Uleule-render #12

나 작가는 디지털 그래픽 작업이 다양한 출력 옵션 설정과 렌더링 과정을 거쳐 이미지로 출력되는 방식에 매력을 느껴 회화에 적응시켜 왔다. 하지만 이번 전시 작품들은 작가가 뽑아내려 했던 이미지가 아닌 예상과는 달리 이질감을 띤 채 태어난 요소들로 구성됐다. 당초 나 작가가 예상한 스크린 속 이미지는 32비트 RGB 컬러와 기하학적 입체감, 특유의 픽셀과 기계적인 그라데이션, 수많은 레이어들로 이뤄진 층이었지만 정작 실제로 출력된 이미지는 두께가 없는 납작한 평면성에 디지털 이미지와 회화적 이미지의 충돌에 따른 간극과 어긋남 등이 들어가 있었다. 이에 그는 충돌 과정에서 나타난 전통적인 의미와는 다른 회화적 매체성, 물질성, 우발적, 충동적, 감각적 행위 등을 작업의 주요 요소로 받아들여 작품화 했다. 작품들은 캔버스 위에 유화로 그려졌다.

대표적으로 ‘Uleule-render #12’는 가로 162㎝, 세로 130㎝ 규모 작품으로 어두운 배경 속 다양한 색깔이 규칙없는 형태로 혼재된 가운데 작품 중심부에는 지브리스튜디오의 그림체와 유사한 미소녀가 위치해 있다. 다양한 이미지간 충돌 속 혼재된 양상 속에서도 뚜렷한 형태가 일부 남아있는 모습을 띄었다. 또, ‘Uleule-render #10’와 ‘Uleule-render #13’, ‘Uleule-render #14’ 등은 저마다 초원, 낙엽길, 정글 등을 연상케 하는 배경 속에 혼재된 이미지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규칙성과 우발적, 충동적 행위 등이 고루 섞였다.

예술공간 봄 관계자는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전시라기에는 작품의 겉과 속에 담긴 외양과 메시지가 복합적인게 사실”이라며 “혼돈 속에서 작가가 담아내려 했던 매체성과 다양한 감각적 요소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Uleule-render #13
▲ Uleule-render #13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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