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강풍에 부러진 수령 500년 수원느티나무, 수십여개 맹아 돋아나 복원 한창

2년 전 여름 장맛비에 쓰러졌던 수령 500년 이상의 ‘수원 느티나무’를 살리기 위해 수원시가 복원작업에 나섰던(2018년 10월31일자 6면) 가운데, 올봄 새로운 나뭇가지가 자라나는 등 복원이 원활히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수원 영통구 단오어린이공원에 있는 느티나무(수원 11호 보호수)는 지난 2018년 6월 장맛비와 강풍 탓에 큰 가지 4개가 동시에 꺾이면서 무너져 내렸다. 당시 시는 느티나무의 원줄기 내부에 공간이 생겨 있던 탓에 바람과 비를 지탱할 힘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높이가 33.4m에 달했던 이 느티나무는 다행히 뿌리가 살아남아 복원이 추진될 수 있었다. 시는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보호수 복원을 추진했으며, 후계목(자손 나무) 20주를 증식한 바 있다.

시가 후계목을 증식한 방법은 보호수 밑동을 보존하고, 밑동에서 맹아(새로 돋아나는 싹)와 실생묘(씨앗에서 새로 난 묘목)를 채취하는 조직 배양 방식이었다.

실제 이날 현장을 가보니 느티나무에는 수십여개의 맹아가 돋아난 모습이었다. 사고 때보다 높이는 최소 100㎝ 이상 자랐고, 곳곳에 딱딱한 묘목이 새로운 가지를 뻗었다.

맹아의 성장을 돕기 위해 주사를 놓아 영양분을 공급하기보다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최대한 자연 상태로 자라도록 도왔다. 느티나무 주변에 잡초 등 새록새록 푸른 빛을 띠는 묘목에도 가짓대를 심어둔 상태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고 이후 봄마다 건강한 맹아를 골라 복원작업에 나서고 있고,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와 산림환경연구소에서 보관ㆍ관리하며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령이 530년 이상인 이 느티나무는 지난 1982년 10월 보호수로 지정됐으며, 당시 높이는 33.4m, 흉고 둘레 8.2m에 이렀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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