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와 주택거래 신고 강화로 수도권에 불었던 ‘풍선효과’의 바람이 빠지고 있다. 외지인 투자가 현저히 감소하면서 급매물 거래와 실수요 위주로 거래가 재편되는 양상이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에서는 코로나19와 주택거래 신고 강화의 영향으로 부동산 매수 문의가 줄어들고 매매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정부의 2ㆍ20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수원시 장안구의 경우 매물을 찾는 외지인 투자자들이 줄어들고 방문객이나 매수문의가 크게 줄어들었다. 수원 장안구 천천동 ‘삼호진덕’은 전용 59.99㎡가 지난달 8일 2억 9천만 원에 매매됐으나, 9일 2억 8천300만 원, 13일 2억 7천500만 원으로 잇따라 매매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지난달 투기과열지구로 격상될 가능성이 점쳐졌다가 빠지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인 용인시 수지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있는 ‘성동마을 수지자이 2차’는 지난달 29일 전용 159㎡가 8억 2천800만 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가 거래 신고가 강화된 지난 13일 6억 6천500만 원에 실거래 계약됐다.
비규제지역임에도 최근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인천시 역시 매맷값이 낮아진 급매물 거래가 다수 이뤄지며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변하는 분위기다. 주택거래 신고가 강화되면서 비규제지역에서도 6억 원 이상 주택을 구매하는 계약을 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거래 신고가 강화된 지난 13일 전용 148.72㎡가 11억 5천만 원에 실거래 됐다. 이 면적 거래가 이뤄진 지난해 7월 말 매맷값(13억 1천500만 원)보다 1억 6천500만 원 싼 금액이다. 인천 서구 청라동 ‘호반 베르디움 앤 영무예다음’은 전용 59.936㎡가 지난달 28일 4억 원에 신고가를 경신한 이래 지난 6일 3억 8천900만 원, 13일 3억 7천만 원으로 하락세가 지속했다.
2차 풍선효과로 가격이 들썩인 화성, 시흥 등의 비규제지역도 코로나 사태로 풍선효과가 멈춰 있는 상황이다. 화성시 병점동 ‘안화동마을 주공5단지’는 지난달 29일 전용 84.87㎡가 2억 8천만 원으로 최고가를 찍었지만, 지난 13일 같은 면적, 같은 층 물건이 2억 2천만 원으로 가격이 6천만 원 하락했다. 시흥시 장현동 ‘장현N플러스빌Ⅱ’도 전용 59.235㎡가 지난 4일 1억 9천만 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지난 13일 1억 5천400만 원까지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고가주택은 코로나 사태에 주택거래 신고가 강화되면서 매수심리 실종에 따른 가격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풍선효과도 시들해질 것으로 예상돼 묻지마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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