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과천시의 풀뿌리 민주주의는 살아 있는가. 요즘 과천시의회는 죽음을 눈앞에 둔 말기암 환자 같다. 호흡기만 떼면 사망하는…. 정치도, 소통도, 인간적인 배려도 실종된 지 오래다. 오로지 남을 헐뜯고, 비난하고, 음해하는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점입가경이다.
과천시의회는 여당과 야당, 개인 간 감정으로 분열돼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의원 간 고소ㆍ고발이 이어지는가 하면, 동료의원이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거나, 조례를 발의하면 선거용이라며 폄하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또 지난해 물의를 빚었던 캐나다 해외연수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 해외연수도 예산집행에 문제가 있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의원 간 폭로전은 생사를 건 치킨게임을 보는 듯하다.
이런 사감(私感)과 갈등 때문에 예산ㆍ조례심의, 행정감사가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상대정당이 찬성하는 정책은 무조건 반대, 상대의원이 발의한 조례나 찬성하는 정책 역시 무조건 반대, 이 때문에 특위장이나 임시회는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토론보다는 갈등과 비난만 난무하다.
역대 시의회 중 최악의 모습이다. 진정, 시민을 의식하면서 의정 활동을 하는지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한대도 이를 바로 잡으려는 정치인이 없다. 정치와 리더십의 부재이고, 이런 걸 바라는 것이 난센스처럼 느껴진다. 왜 지방자치제를 하는지 의구심마저든다.
의원들끼리도 소통하지 못하면서 시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원들. 신성한 대의기관을 진흙탕 싸움터로 만들면서 시민을 화합시키겠다는 의원들. 과연, 과천시민은 이런 정치인을 원할까.
과천 사회단체 한 회원은 과천시의원을 이렇게 평가했다. “과천시의원은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 같은 존재다. 시민의 대표가 아니라, 특정집단의 대표이며, 과천시 발전을 저해하는 사람들이라고.”
지금 총선이 한창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모습이 떠오른다. 후보들이 열심히 일하겠다며 고개 숙여 시민들의 손을 잡는 모습과 걸림돌이라고 비난을 받는 현재 시의원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씁쓸한 마음뿐이다. “이러려고 시의원이 됐습니까”라는 질문이 혀끝에서 빙빙 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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