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추가 대책없이 무조건 연기에 맞벌이 부부들 “어떡하냐” 분통
고3 수험생, 수능 등 차질 걱정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불안 고조
교육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번째 개학 연기를 결정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육종사자들의 시름이 깊다.
수업일수 단축에 따른 중·고교생들의 학습결손 문제와 더불어 저연령 아동에 대한 가정 내 돌봄 부담, 긴급돌봄교실 종사자들에 대한 고충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3차 휴업명령을 내려 20일까지이던 휴업일을 4월 3일까지 2주간 연장했다.
개학 연장에 따른 온라인 강의 지원 등 교육부의 각종 대책에도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개학 연기가 필요하다는데는 동의하지만,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당장 저연령 아동을 둔 맞벌이 부부들부터 불만이 터져나온다.
7살, 9살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 A씨(연수구)는 “그동안 긴급 돌봄에 아이를 보낼 수 없어 남편과 돌아가면서 휴가를 내왔다”며 “고용노동부가 권장한 가족돌봄휴가도 겨우 10일짜리인데, 추가 대책 없이 무조건 개학연기를 하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다.
고3 수험생들의 불안은 상상 이상이다.
인천의 B고교 3학년 C양(남동구)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모의고사 일정을 어떻게 할지, 수능은 어떤 식으로 치를 것인지 대책도 없이 또 개학을 연기했다”며 “개학이 확정되면 수능 방식 등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마냥 기다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정책부터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교사들도 학생들과 실제 대면할 수 없는 온라인 강의 등 교육부 대책으로는 학습 결손을 막기가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인천의 한 고교 교사 A씨는 “학생과 교사가 교류하지 못하는 온라인 강의가 학습결손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현장을 모르는 이야기”라며 “온라인학급 운영을 위해 교사들이 들여야 하는 노력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다 보니 교사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많다”고 했다.
인천의 한 초교 교사 B씨는 “초등학생들은 대면해서 수업해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편인데, 저학년 학생들에게 과연 온라인 강의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지 교육부에 묻고 싶다”며 “가정과 교사가 함께 노력해 만들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긴급돌봄교실의 돌봄전담사들의 고충도 크다.
미추홀구의 한 초교 돌봄전담사 D씨는 “3월 초에 4명이던 아이가 지금은 20여명까지 늘었는데도 2명의 선생님이 모든 아이를 돌봐야 한다”며 “집에 3살, 9살 아이가 있어 가족돌봄휴가도 고민했지만, 내가 쉬면 다른 선생님 혼자 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력확충이나 지원대책 없이 무조건 개학만 연기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연수구의 한 초교 돌봄전담사 E씨는 “등교시 발열체크부터 손세정제, 마스크 확인, 식사 제공, 교육프로그램 진행까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학생용 마스크 50매를 받긴 했지만, 선생님들은 마스크조차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원책 없는 개학 연기가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김경희·김보람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