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태풍급’ 강풍에 경기ㆍ인천지역 온종일 피해 속출

▲ 강풍에 파손된 용인시 모현읍 일산리의 신호등

경기ㆍ인천 지역에 ‘태풍급’ 강풍이 불어닥치면서 곳곳에서 부상자가 발생하고 시설물이 파손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19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최대 순간 풍속이 시속 100㎞를 넘는 강풍이 몰아쳐 건물이나 주택의 지붕과 유리창 파손이 속출했다.

돌풍에 실린 파손된 지붕과 유리창 파편은 흉기로 변해 거리 곳곳에서 시민을 위협했다. 오전 7시39분께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의 한 모텔 앞에서 A씨(46)가 강풍에 날아온 플라스틱 조각을 얼굴에 맞아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오전 8시6분에는 B씨(49)가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건물 앞에서 강풍에 깨진 건물 유리창 파편에 맞았고, 또 20분 후 분당구 대장동 건설현장에서는 강풍에 자재가 쓰러지면서 C씨(37)가 목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운행하던 오토바이가 바람에 쓰러져 운전자가 다치는 일도 있었다. 오전 11시53분께 광주시 곤지암읍에서 60대 남성이 강풍에 오토바이에서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판 등이 떨어지거나 쓰러져 발생하는 시설물 피해도 심각했다. 낮 12시10분께 남양주시 수석동에서 상가 건물 위에 설치돼 있던 파이프 구조의 대형 선거 홍보용 구조물이 강풍에 휩쓸렸다가 건물 아래로 떨어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구조물이 주차된 차들을 덮치면서 차량 8대가 부분적으로 파손되는 피해가 났다. 또 용인시 모현읍 일산리에는 강풍으로 보행자신호등이 쓰러지기도 했다.

인천에서도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10시42분께 서구 심곡동 한 상가건물의 샌드위치 패널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고 비슷한 시각 동구 송림동의 한 빌라 건물 외벽 자재가 아래로 떨어져 소방당국에서 안전조치 및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인천 서구에서는 현수막 게시대에 설치한 현수막들을 모두 철거하는 조치를 취했다.

강풍으로 경기지역 일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는 철거됐다. 수원시의 경우 강풍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고자 ‘수원시 안심카(car) 선별진료소’의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계절에 찾아온 강풍은 진화 작업에도 어려움을 줬다. 오후 2시15분께 구리시 아차산에서 산불이 나 소방당국에서 진화에 나섰지만, 강풍 탓에 약 2시간30분이 지나서야 큰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기상청은 “이번 강풍은 대기가 차가운 상태에서 지면이 먼저 따뜻해져 일어난 대기 불안정 상태와 중국 북부 곳곳에서 발달한 소규모 저기압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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