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댕 말년의 대표작인 정물화 <물컵과 커피포트> 옆에 4줄의 평이 쓰여있다.
‘흔해빠진 것들은 고귀하다./사람의 현실과 꿈도,/생활과 구원도/여기에서 출발할 것이다.’ 오래전의 명화와 오늘날의 삶을 연결한 저자의 관록과 미학은 복잡한 마음에 잠시나마 평온을 가져다 준다.
예술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말하는 미학 에세이 <예술과 나날의 마음>(한길사 刊)이 출간됐다. 충북대 독문학과 교수인 저자 문광훈은 자신이 오랫동안 미학을 연구하며 아껴온 미술ㆍ음악문학작품을 소개한다.
고야나 렘브란트, 카라바조나 페르메이르의 그림에 대한 해설이 있는가 하면 형상이나 바로크, 숭고 같은 미학의 주요 개념에 대한 논의도 있다. 책은 그림을 통해 시와 철학의 관계를 성찰하고, 문학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말하기도 한다.
제1장 ‘문화와 야만 사이’에서는 고야의 작품을 통해 잔혹하고 비참한 현실 속에서 예술가들은 무엇으로 삶을 지속하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말한다. 제2장 ‘평범한 것들의 고귀함’에서는 샤르댕, 호퍼 등의 작품을 소환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을 관조하는 기쁨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3장 ‘시와 미와 철학’에서는 미학에 자주 등장하는 형상, 알레고리, 변용, 승화 등의 개념에 대해 깊이 성찰한다. 저자는 놀라운 규칙성과 변형, 기하학적 질서가 담긴 독일의 사진가 블로스펠트의 작품을 소개하며 자연가 예술은 삶의 숨은 질서를 드러내는 두 원천이라고 강조한다. 제4장 ‘사라진 낙원을 그리다’에서는 푸생, 코로 등의 작품이 등장한다. 좀 더 나은 사회에 대한 꿈과 시각 비전이 인류를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 생각하게 한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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