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버스 승객 3명 중 1명 사라져…버스업체들 줄줄이 도산 위기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대중교통 종사자들의 위생 및 건강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2일 오후 군포부곡버스공영차고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버스기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원규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대중교통 종사자들의 위생 및 건강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2일 오후 군포부곡버스공영차고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버스기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원규기자

경기도 버스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줄줄이 도산 위기’를 호소했다. 기존 버스 승객 3명 중 1명이 줄면서 운행 감회ㆍ종사자 임금 삭감 등 초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경기도와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이달 도내 시내버스 이용건수(카드 이용 승객 기준)가 지난 1월 대비 약 37% 줄었다. 시외버스는 52%, 공항버스는 80%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출 자제 및 대중교통 기피 현상이 영향을 미친 셈이다. 특히 매년 3월이면 개학을 맞아 1월보다 승객이 큰 폭으로 늘어야 하지만 되레 줄었다. 일부 노선에서는 거리를 오가는 버스에 승객이 1명도 없는 사례가 빈번하게 목격됐다.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익 감소가 월 700억 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1~3월 1천억 원이 이미 줄었고, 5월까지 2천억 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상적인 버스업체의 수입 구조상 요금 수입이 96%를 차지하는 만큼 승객 감소가 버스 재정난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버스업체들은 자구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도내 시내버스 2천100여 개 노선 중 감회 가능한(이동권 보장을 위해 노선당 버스가 1~5대이면 감회가 불가능) 노선을 불가피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노선 조정이 인건비 감소의 효과가 있지만 그만큼 수입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버스업체 60여 곳 중 40여 곳이 종사자 임금을 일부 삭감하거나 삭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버스업계에 초비상이 걸렸지만 관련 지원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악영향이 버스업계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집중 지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이달 초 버스업계와의 면담에서 기존 재정지원금의 조기 집행만을 약속했다. 버스업체 입장에서는 어차피 받을 돈을 미리 받은 셈이라 체감 효과는 작다는 의견이다.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 따른 수입 감소는 업체 스스로 해결할 수준이 아니다”며 “경기버스가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특별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도지사는 “(내부 회의에서) 특정 교통수단에 대한 수백억 원 규모의 지원 방안이 보고됐는데 ‘하지 마라’고 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보는 업종을 특정할 수 없다. 거의 모든 도민들이 다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집단에 대한 지원은 불공정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승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