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앞둔 경기지역 일선 학교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를 배부하는 등 개학 준비에 돌입했다.
2일 오전 찾은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에 위치한 수원고등학교. 학교 앞 오르막을 지나 교문에 들어서자 주황색 라바콘 50여개로 ‘드라이브 스루’ 안내선이 마련돼 있었다. 이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약 150m 거리를 따라가면 학교 강당 ‘허원관’ 앞에서 교과서를 받는 구조로 돼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이 받는 초록색 비닐봉투에는 교과서 11권을 비롯해 신입생 건강조사서 등 가정통신문이 담겨 있었다.
이날 자녀와 학교를 찾은 학부모 장은숙씨(48)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학습자료 걱정이 많았다”며 “차 안에서 책을 받으니 접촉 걱정도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건상 차량이 없어 직접 학교를 찾은 신입생 김현용군(17)은 “EBS로 예습하거나 중3 때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며 지냈다”며 “새 교과서를 받으니 공부에 대한 의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군처럼 걸어서 학교를 찾은 이들은 체온 확인과 손 소독을 거친 후 교과서를 받을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35분 기준 신입생 335명 중 100여명에 대한 교과서 배부가 완료됐다.
이태호 수원고 교감은 “고민 끝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이 학업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여주 세종초등학교도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해 교과서 배부를 시작했다. 1일 3ㆍ6학년, 2일 2ㆍ5학년, 3일 1ㆍ4학년 순으로 오전, 오후 시차를 두고 교과서를 전달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교과서를 배부하는 방식은 드라이브 스루 외에도 교사가 각 가정에 전달하거나 직접 수령, 택배 수령 등 다양하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감염 우려 탓에 교과서 배부 자체를 거부하는 가정도 있어 지난달 31일 각 학교 여건을 고려해 배부 방법을 정하도록 공문을 전달했다”며 “교과서 외에도 온라인 교과서(e-Book) 등을 활용할 수 있으니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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