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민주당 남영희·허종식 유세 지원 논란

지난 4일 이천수 인천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오른쪽 1번째)이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동∙미추홀을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영희후보 유튜브 캡처
지난 4일 이천수 인천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오른쪽 1번째)이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동∙미추홀을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영희후보 유튜브 캡처

이천수 인천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이 4·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의 지지운동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박남춘 인천시장이 구단주이자 인천시가 구단 운영비의 50%를 지원하는 인천유나이티드에 소속한 이 실장이 박 시장과 같은 당 후보들의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실장의 이 같은 행동은 국·내외 축구단체들이 강조하는 ‘프로구단의 정치적 중립’ 지침에도 어긋난다.

5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이 실장은 지난 4일 민주당 송영길 계양을 후보, 원혜영 의원 등과 함께 민주당 남영희 동·미추홀을 후보 지지유세에 나섰다.

이 실장은 이날 남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발언을 했다.

그는 “인천에서 태어난 인천의 아들”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뒤 “이번에야 말로 남영희 후보를 국회로 입성시켜 인천이,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발언했다.

이날 오후에는 허종식 동·미추홀갑 후보 지지유세에 나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허 후보 유세차량에 오른 이 실장은 최근 논란이 된 ‘인천 촌구석’ 발언을 언급하며 “개인의 생각이 아닌 당이 인천을 너무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이번에야 말로 민주당 후보들을 당선시켜 아름다운 인천, 저에게 추억이 있는 인천을 다시 한 번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강령 14조에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remain politically neutral)’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역시 정관 제3조에 ‘정치적 중립성 및 차별금지’ 조항을 두고, 행정 및 사업 수행 시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하고있다. 제6조에서는 연맹이나 회원 및 그 소속 모든 선수, 코칭 스태프, 임직원 등은 FIFA 윤리강령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제5조, 제6조에서 KFA와 같은 정치적 중립성 및 FIFA 윤리강령 준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박 시장이 인천유나이티드의 구단주이자 구단 운영비의 50%를 내는 시의 수장이라는 점을 들어 예산 배정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시민 구단의 전력강화실장이라는 사람이 구단주이자 시장의 소속 정당 지지유세를 하는게 이해할 수 있는 행보냐”며 “시민이자 인천유나이티드 팬의 한사람으로서 프로축구인의 기본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근무시간이 아닌 주말에 이뤄진 것이고,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구단의 대표성을 띄고 참가한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지지유세를 한 것도)당 선택권은 나에게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구단 측은 “프로축구연맹에 문의한 결과 허용하고 권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재할 사안은 아니라는 답을 받았다”며 “휴일에 본인 시간을 이용해 한 것이기 때문에 구단이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