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인천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이 4·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의 지지운동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박남춘 인천시장이 구단주이자 인천시가 구단 운영비의 50%를 지원하는 인천유나이티드에 소속한 이 실장이 박 시장과 같은 당 후보들의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실장의 이 같은 행동은 국·내외 축구단체들이 강조하는 ‘프로구단의 정치적 중립’ 지침에도 어긋난다.
5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이 실장은 지난 4일 민주당 송영길 계양을 후보, 원혜영 의원 등과 함께 민주당 남영희 동·미추홀을 후보 지지유세에 나섰다.
이 실장은 이날 남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발언을 했다.
그는 “인천에서 태어난 인천의 아들”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뒤 “이번에야 말로 남영희 후보를 국회로 입성시켜 인천이,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발언했다.
이날 오후에는 허종식 동·미추홀갑 후보 지지유세에 나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허 후보 유세차량에 오른 이 실장은 최근 논란이 된 ‘인천 촌구석’ 발언을 언급하며 “개인의 생각이 아닌 당이 인천을 너무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이번에야 말로 민주당 후보들을 당선시켜 아름다운 인천, 저에게 추억이 있는 인천을 다시 한 번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강령 14조에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remain politically neutral)’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역시 정관 제3조에 ‘정치적 중립성 및 차별금지’ 조항을 두고, 행정 및 사업 수행 시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하고있다. 제6조에서는 연맹이나 회원 및 그 소속 모든 선수, 코칭 스태프, 임직원 등은 FIFA 윤리강령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제5조, 제6조에서 KFA와 같은 정치적 중립성 및 FIFA 윤리강령 준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박 시장이 인천유나이티드의 구단주이자 구단 운영비의 50%를 내는 시의 수장이라는 점을 들어 예산 배정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시민 구단의 전력강화실장이라는 사람이 구단주이자 시장의 소속 정당 지지유세를 하는게 이해할 수 있는 행보냐”며 “시민이자 인천유나이티드 팬의 한사람으로서 프로축구인의 기본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근무시간이 아닌 주말에 이뤄진 것이고,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구단의 대표성을 띄고 참가한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지지유세를 한 것도)당 선택권은 나에게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구단 측은 “프로축구연맹에 문의한 결과 허용하고 권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재할 사안은 아니라는 답을 받았다”며 “휴일에 본인 시간을 이용해 한 것이기 때문에 구단이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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