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가치’ 경기도 DMZ 로드맵 공개…기억의박물관 유치 등

‘평화ㆍ생태의 보고’인 DMZ를 위한 정책 로드맵이 공개됐다. 경기도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은 기억의 박물관 유치와 경기농업기술원 접경분소 설립 등 16대 과제를 통해 22조 원의 가치를 지닌 DMZ를 적극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경기연구원은 6일 ‘경기도 DMZ 정책 로드맵’을 발간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DMZ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부, 지자체, 민간이 각각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업 주체 간 업무 중복ㆍ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기연구원과 강원개발연구원은 DMZ의 보존 가치를 6조3천억~21조9천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DMZ가 1953년 정전 협정 이후 수십 년간 인위적 개발 없이 보존됐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연구원은 ‘생태환경과 분단ㆍ전쟁 유산이 잘 보전된 평화의 상징 공간’을 비전으로 설정, 5대 전략과 16대 과제를 제시했다. 5대 전략은 ▲생태환경 우수지역에 대한 보전대책 마련 ▲분단ㆍ전쟁유산 및 문화유산 발굴 및 보전 ▲평화의 상징으로서 가치 강화 ▲세계적 생태ㆍ평화관광지로 육성 및 마케팅 ▲추진체계 구축 및 주요 기관 유치 등이다.

세부 과제를 보면 우선 DMZ 기억의 박물관을 파주시에 유치한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전쟁과 분단을 중심으로 형성된 역사적 관점을 수집ㆍ전시하기 위한 랜드마크 설립을 구상했다. 이에 경기도는 파주시를 후보지로 추천하는 등 도내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연구원은 이번 과제를 통해 기존 제각각으로 추진되는 박물관, 기념관, 체험시설 등에 대한 예산 중복투입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화 정책 전문 산하기관인 ‘경기평화재단’도 거론됐다. 현재 경기도 평화부지사 소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별도 기관을 설립해 DMZ 포럼, 경기평화상을 비롯한 평화 사업을 총괄하자는 의견이다. 다만 경기도는 현재 경기평화재단 설립에 대해 특별한 논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북한과의 농업 연구 교류를 위한 경기농업기술원 접경분소 설립도 명시됐다. DMZ 인근 별도 연구소를 설치해 북측 연구자도 참여, DMZ 일원 농업 활용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이밖에 주요 과제는 ▲에코뮤지엄(주민 주도의 문화유산 박물관) 조성 ▲DMZ 세계유산 등재 ▲한강하구 평화적 활용 ▲글로벌 관광목적지 브랜딩 실행 ▲접경관리위원회 설치 중앙정부 건의 ▲명품 트레일 개발 및 연계거점 조성 등이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DMZ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화, 생태, 생명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 자리 잡았다”며 “대한민국과 경기도의 중요한 현장이자 자산인 DMZ의 가치와 비전을 정립하고 이를 각 사업 주체 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 내용은 경기연구원이 제안한 로드맵으로 실제 정책ㆍ사업으로 시행 전 세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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