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 제2의 마스크 되나…“치료효과 있다” 연구결과에 품귀현상

경기도 내 약국에서 구충제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충제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함께 최근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다.

6일 경기도 내 약국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머크사가 개발한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호주 모니쉬대 생의학연구소의 연구결과가 나오자 약국에서 구충제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구충제의 성분(알벤다졸)이 최근 이슈가 되는 이버멕틴과 전혀 다름에도 구매하는 사람이 증가, 구충제에 대한 수요 자체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날 수원과 용인, 평택 등 도내 약국 20곳을 방문한 결과 구충제를 구매할 수 있는 약국은 7곳에 그쳤다. 시중 약국의 70%에서는 현재 구충제를 구할 수 없는 ‘구충제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 또 재고 부족 탓에 1인당 판매 개수를 제한하는 약국도 있었다.

수원의 A 약국 관계자는 “올해 초 구충제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말이 돌면서 수요가 증가한 상황인데,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 효과가 있다는 말까지 나와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의 B 약국 관계자도 “약국에서 파는 구충제의 성분은 알벤다졸로 최근 주목받는 이버멕틴과 다르지만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모든 구충제가 같은 효과를 낸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하자 방역당국은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버멕틴이 48시간 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호주 연구진의 세포배양 연구 결과와 관련, “약제에 대한 연구단계의 제언이지 임상에 검증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성, 유효성이 아직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용량,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희ㆍ손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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