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사람은 어떻게든 논다"…서울 클럽 못가자, 경기지역 클럽 '바글바글'

▲ 12일 0시께 수원시 인계동의 한 클럽형 업소를 이용하고자 찾은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입장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장희준기자
▲ 12일 0시께 수원시 인계동의 한 클럽형 업소를 이용하고자 찾은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입장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장희준기자

 

“코로나19가 죽을 병도 아니라는데…요새 추가 확진자 발생도 적으니 좀 놀아도 되지 않을까요?”

서울시가 관내 클럽 등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사실상 영업을 강제 중단하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자, 아직 영업을 이어가는 경기지역 클럽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12일 0시께 찾은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A 클럽형 업소. 이곳의 입구에는 클럽으로 들어가기 위해 모인 30여명의 인원이 약 20m에 달하는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었다. 입구에서 기다리던 손님들이 꾸준히 클럽 내부로 입장했지만, 늦은 시간임에도 계속해서 클럽을 찾기 위한 손님이 모이면서 대기줄은 30분 넘게 유지됐다.

더욱이 대기줄에 선 인원들은 최소한의 예방거리도 지키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업소 입구를 통제하는 클럽 관계자는 방문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발열 확인이나 손 소독을 하지 않고, 단순하게 신분증 확인 절차만 거친 뒤 고객들을 업소 내부로 들여보냈다.

이날 클럽 앞에서 만난 B씨(22)는 “젊은 사람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이 돼도 치료를 받으면 완전히 나을 수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클럽형 업소가 아닌 고깃집이나 호프집 등에도 사람이 바글바글한데, 굳이 클럽만 피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클럽형 업소의 입구 역시 유흥을 즐기고자 모인 젊은 인원들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이곳에도 20명가량의 젊은 남녀가 삼삼오오 짝을 이룬 채 입장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대기줄 바로 옆에는 ‘여자는 365일 무료입장, 지금 바로 입장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클럽 관계자는 “원래라면 서울의 유명 클럽을 찾을 손님들이 최근 경기지역으로 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감염병 예방을 위해 주간에 방역작업을 하는 등 예방에 나서고 있으나, 여성 고객의 경우 화장이 지워진다며 몰래 마스크를 벗는 등 애로사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예측한 경기도는 지난 10일 클럽형 업소와 유흥ㆍ단란주점 등 총 7천504곳의 시설에 대해 오는 19일까지 ‘이용제한’ 명령에 이어 ‘영업주ㆍ종사자 및 이용자 간 신체 접촉 금지’ 명령을 추가했으나, 실제 주말 클럽 현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이 같은 조치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유지되고 있어, 사회적으로 예방 긴장이 풀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답답하더라도 정부가 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는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는 피해달라”고 말했다.

채태병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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