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물지 않는 세월호 상처

세월호 참사 6주기(4월16일)를 맞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잔인한 4월이다. 바로 전날 4·15 총선이 있어 추모의 열기나 발길도 덜해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는 듯해서 아쉽다. 이런 가운데 진상조사는커녕 세월호 참사를 비난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모습은 우리사회의 어두운 뒷골목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사회에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많은 교훈을 남기며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결과적으로는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한 시스템 전반의 획기적인 개선의 계기가 되어 선진사회로 성숙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게 했다. 그동안 고도 압축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사회안전망에는 총체적 부실이 누적돼 왔다. 어느 분야를 지적할 필요도 없이 정부 모든 부처와 사회 각계각층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고 예방조치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크고 작은 인명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친 결과가 대형 참사로 이어져 그 허무함은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고귀한 어린 생명을 잃고 가슴에 평생 안고 사는 부모들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를 우리사회는 적극 고민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동안 피해자 가족 중심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노력을 꾸준히 했으나 극히 미미한 부모들의 최소한의 도리일 뿐이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사회적 과제를 부모들을 비롯한 희생자 가족에게만 맡기는 현실이 6주기를 맞이하면서 더욱 아쉽다.

그동안 사회 여러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했으나 그 희생의 가치를 대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희생자 가족들이 그토록 원하는 진상규명조차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우리사회의 책임이다. 국회에서 입법절차를 마무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을 무시하고 안하무인으로 지체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척결해야하는 적폐중의 적폐이다. 그토록 희생자 가족들이 애타게 바라는 최소한의 국가적 책임마저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모습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총선에서 지지 세력의 결집을 위한 수단으로 세월호 관련 가짜뉴스를 남발하는 정치인은 과연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는 급속히 성장하는 가운데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 왔다. 위기를 맞이하면서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 결과가 오늘날의 모습이다. 현재의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늘 가슴 한 켠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과거에 대한 완전한 정리가 부족한 점이다. 친일에 대한 청산이 제때 정리되지 못해 아직도 잔재의 피해를 겪고 있는 점이 그 대표적이다. 우리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세월호 참사도 그 진상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 그 희생을 값지게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하루빨리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아물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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