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젠 경제다, 산업·일자리 붕괴 막는데 올인해야

제21대 의회 권력의 향배를 가르는 4·15 총선이 끝났다.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진행된 이번 총선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시끄러웠다. 거대 양당의 비례의석 전담 위성정당 반칙과 공천 역주행, 역대급 막말 대잔치는 정당정치 퇴보와 선거민주주의 퇴행을 보여줬다. 정책ㆍ공약 경쟁은 안보이고 막말ㆍ흑색선전이 난무해 정치 혐오를 부추겼지만, 유권자들은 주권을 포기하지 않고 투표에 참여, 66.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정치 변화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모두 신성한 한표였다.

여야는 유권자가 심판한 총선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젠 갈라진 민심을 모아 국난 극복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이로 인한 경제난, 민생 악화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부터 여야 정당, 기업, 국민 등 모두가 합심해 풀어가야 할 난제다. 여야는 분열ㆍ갈등ㆍ반목을 접고 이제는 민생을 살피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4일 ‘세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 1.2%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이유로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는 3개월 만에 3.3%에서 마이너스 3.0%로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급전직하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공급망에 강하게 엮인 한국이 받는 충격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소비와 투자, 수출 등을 아우르는 성장률의 추락은 산업 생태계 붕괴와 일자리 절벽으로 이어져 결국 민생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성장률 추락을 최소화할 수 있게 과감할 정도로 선제적이고 유기적인 종합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충격은 1998년 외환위기나 2009년 금융위기 등 어떤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 IMF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 실적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일 것으로 예측했다. 지구촌의 이동제한, 공장 셧다운으로 글로벌 공급망과 생산시스템 붕괴, 수요 절벽이 몰아닥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질수록 상상조차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당장 우리 경제 상황을 봐도 암울하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장기화로 관광, 외식, 문화, 공연산업이 빈사 상태고,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매출 절벽으로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자동차ㆍ항공ㆍ정유ㆍ해운 등 핵심 산업과 수출 대기업에서까지 셧다운이나 휴직이 속출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이 격감하면서 기업은 기업대로 산업 생태계 붕괴에 직면하고, 국민들은 실업 위기에 몰리는 현실이다. 4월 1∼10일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6% 줄었고, 3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천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5%가량 늘었다.

여야는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이제 심각한 경제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민생, 경제에 올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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