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5년간 축구장 500개 면적만큼 도로 보수 못해

인천시가 지난 5년간 축구장 500여개 면적 만큼의 도로를 보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시 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2020년 노후·파손 도로 관련 유지·보수를 위해 시로부터 7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는 종합건설본부가 추정한 필요예산 225억원의 31.1%에 불과하다.

종합건설본부는 국토교통부 ‘국도포장 관리체계 개선방안 연구자료’를 근거로 교통량이 많은 주요도로는 4~5년, 그 외에는 7년 이상의 주기로 유지·보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면적으로 환산하면 해마다 124만6천700㎡의 도로를 보수해야 한다. 필요한 예산은 모두 225억원이다. 결국, 시가 관련 예산을 추가 반영하지 않으면 2020년에 89만5천400㎡의 도로를 보수 할 수 없다.

특히 시는 지난 5년간 1년에 필요한 225억원의 도로 유지·보수 예산을 1번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시는 2015년 56억원, 2016년 64억원, 2017년 76억원, 2018년 98억원, 2019년 114억원 등을 반영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종합건설본부가 지난 5년간 보수하지 못한 도로면적은 2015년 89만5천506㎡, 2016년 79만9천619㎡, 2017년 76만3천623㎡, 2018년 58만2천672㎡, 2019년 64만2천793㎡ 등 모두 368만4천213㎡에 달한다. 이 같은 규모는 축구장(7천140㎡) 513개 크기다.

전문가들은 시가 예산을 제대로 반영해 도로 보수가 제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포트홀 등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 발생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인천에서는 인도 포함 20m 이상의 도로에서만 모두 7천699건의 포트홀이 발생했다. 1일마다 20건 이상의 포트홀이 발생한 셈이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보수 시기를 놓친 도로는 급격히 노후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도로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에서 장마철 등이 겹치면 대규모 포트홀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원이 한정적이다 보니, 종합건설본부가 요구하는 예산을 모두 반영하지 못했다”며 “종합건설본부의 요청이 있다면 추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수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