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며 본격적인 원격수업이 시작됐지만, 온라인 플랫폼 접속 마비 등 우려했던 상황들이 그대로 벌어지면서 안정적인 원격수업 진행에 허점을 드러냈다.
16일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초 4~6학년, 중 1~2학년, 고 1~2학년이 2차 온라인 개학을 맞으면서 전국적으로는 400만여명, 경기지역에서는 110만여명이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 14일 교육부는 원격교육을 위한 학습 플랫폼이 약 400만명의 접속 수요를 감당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EBS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는 각각 최대 300만명ㆍ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학교 현장을 찾아보니 교육 당국이 제공한 e학습터와 위두랑, EBS 온라인클래스 등에서 오류를 일으킨다는 반응이 쏟아지면서 수업ㆍ출석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오전 9시께 찾은 성남 A 초등학교. 4~6학년 500여명이 원격수업을 시작한 이 학교는 위두랑으로 출석을 확인할 예정이었으나, 서버가 다운되면서 시작부터 차질을 빚었다. 다행히 학교 측에서 서버 폭주를 대비해 ‘위두랑-e학습터-학교 홈페이지’ 순으로 대체 플랫폼을 마련해둔 덕에 수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플랫폼을 이동하며 혼선이 발생해 일부 학급 출석률이 3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나는 등 여전히 문제점이 노출됐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클래스팅으로 원격수업을 준비했던 남양주 B 초등학교는 오전 9시께 트래픽 과부하로 접속장애가 발생, 출석 확인에 문제가 생겼다. 사이트는 오전 11시가 다 돼서야 복구됐다.
수원 C 중학교는 오전 9시께 e학습터 접속에 문제가 발생하자 수업을 오후로 연기했다.
e학습터ㆍ위두랑 등의 운영을 맡고 있는 KERIS 관계자는 이날 오류 상황에 대해 “e학습터에 접속이 몰리면서 30초가량 통신지연이 발생했지만, 서버 자체는 사용률 30%수준으로 문제 없었다”며 “위두랑은 예상보다 접속이 많아 부하가 발생, 보다 확실한 서버 상태를 보장하기 위해 점검 중”이라고 해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중학생 김민규군(15ㆍ용인)은 “e학습터에 오류가 생기자 선생님이 자습을 하라고 했다”며 “어차피 자습만 할 거라면 왜 개학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정수현씨(40ㆍ안양)는 “아이가 개학인지 내가 개학인지 모르겠다”며 “서버 폭주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교육 당국이 도대체 어떤 대처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역사상 최초의 일들을 겪다 보니 모자란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중앙 부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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