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의 유흥업소들이 인기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를 초청해 파티를 여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한 채 영업행위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5월 5일까지 유지하되 유흥업소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방역수칙만 준수하고 영업하도록 한 조치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밤 11시께 부평구 A주점.
한 인기 BJ가 파티를 벌이고, 이를 ‘아프리카TV’로 생중계하며 손님을 끌어모은다.
수십여명의 손님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따닥따닥’ 붙어 있고, 해당 BJ는 마이크를 들고 다니며 손님들과 대화를 나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아랑 곳 하지 않은채 마스크를 턱에만 걸친 채 테이블 이곳저곳을 휩쓴다.
최근 오픈한 부평구의 A업소는 지난 5일 인기 유튜버를 초청해 파티를 한데 이어, 18일에도 다른 유명 BJ와 함께 이벤트를 할 예정이었지만, 논란이 일자 일정을 취소했다.
같은 날 인근에 있는 B유흥업소 앞.
“지금 오면 아가씨 바로 부를 수 있어. 노래 1시간에 7만원인데 술은 무제한이야. 아가씨 얼굴만 보고 가.”
공무원들이 점검을 마치고 돌아가자 자칭 ‘이모’로 불리는 직원들이 줄지어 등장해 호객 행위에 열을 올린다.
업소 내부에 들어가 보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유흥접객원들이 복도에 줄을 서 있다.
술잔이 놓인 방 안은 사실상 거리 유지가 불가능하다.
부평구의 C유흥업소는 ‘무늬만’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다. 이 유흥업소 직원은 “방문객 명단을 적긴 해야 하는데, 적기 싫으면 안 적어도 상관없다”고 했다.
이 업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밀접접촉자 등을 구분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인천시가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시설 총 1천78곳에 대해 방역수칙 준수 이행확인 점검을 하고 있지만, 업소들은 이를 비웃듯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특히 경상북도 예천에서는 지난 9일 4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9일까지 관련 확진자가 총 35명으로 늘어나는 등 다중이용시설에서의 감염 위험성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당분간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여행지나 유흥업소 등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밀접 접촉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유흥업소는 술과 음식을 파는 곳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마스크를 쓰기 어렵다”라며 “각 군·구에서 경찰 등을 동원해 점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김도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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