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연습경기 ‘휑’한 야구장…코로나19가 바꾼 현장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관중 없이 열린 프로야구 인천SK 와이번스와 서울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에서 치어리더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관중 없이 열린 프로야구 인천SK 와이번스와 서울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에서 치어리더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1번 타자 김강민, 2번 타자 윤석민, 3번 타자 최정…SK 파이팅!”

21일 오후 2시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가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

텅 빈 관중석의 적막을 지우듯 경기장 빅보드(전광판)에 SK와이번스 팬 10여명이 연이어 등장한다.

평소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전해지던 선수들의 이름을 경기장에 오지 못한 팬들이 1명씩 호명한다.

평소와 다른 풍경을 만든 건 코로나19다.

SK와이번스 연습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평일에도 2천~3천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채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열리자 팬들은 ‘혹시라도 선수들이 힘을 잃을까’ 걱정하며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응원에 나섰다.

치어리더를 포함한 응원단 역시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팬들과 소통하며 응원을 이어간다.

빅보드에 나온 팬들은 저마다 “인천 SK 파이팅!”, “힘내세요” 등을 외치며, 마치 관중석에 있는 것처럼 경기를 즐긴다.

팬들의 마음이 닿아서일까.

이날 SK와이번스는 키움히어로즈를 6대 3으로 꺾고 승리를 품에 안았다.

비록 경기장 안팎으로 간식을 파는 매점, 기념품 상점 등은 모두 문을 닫아 적막함이 감돌았지만, 팬들의 응원에 보답한 선수들의 열정 덕에 경기장은 훈훈함이 감돌았다.

SK와이번스의 코로나19 대응도 철저했다.

경기장 내 출입구에는 열감지 카메라와 손 소독제를 비치했고, 구단 측 관계자는 출입하는 사람들의 발열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김성용 SK 와이번스 홍보그룹장은 “선수들이 관중을 그리워하고 있고, 팬들도 현장에서 야구를 즐기지 못해 많이 아쉬울 것”이라며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선수와 팬이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방법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의 이동 경로를 포함해 야구장 전체를 방역하는 등 언제라도 관중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선수와 팬들이 안전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연습경기를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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