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엠갤러리, 오는 29일부터 <경로의 단서들>展

▲ 경로_하강하는 Path_descending
▲ 경로_하강하는 Path_descending

‘도시는 길들의 미로이며 숫자들의 미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공간은 어떤 존재일까. 도시와 공간의 존재를 규명하고자 과거부터 정치가, 철학자, 예술가 등은 저마다의 규정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곤 했다.

히든엠갤러리는 이소영 작가 개인전 <경로의 단서들>을 통해 오는 29일부터 도시와 공간의 존재를 규명하는 시도를 펼친다.

오는 6월1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도시와 공간의 존재 규명을 위해 유년시절 기억을 활용했다. 유년시절 기억 속 첫 길 찾기, 이후 수 차례 이사로 낯선 도시 구조 안에서 나름의 경로를 생성해가는 과정 등을 통해 존재 규명에 나선다. 전시는 시각적인 공간 인식에 청각적 사유를 더해 진행된다.

대표작인 ‘경로_하강하는 Path_descending’은 가로 148㎝, 세로 203㎝ 규모 작품으로 잉크젯 프린트를 활용해 만들었지만 일반 회화보다는 오브제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다. 이는 도시의 모습을 단순 구현하거나 미로 형태로 추상화한걸 넘어서 탈시공적 공간을 제시한 결과물이다. 이 작가가 개인적으로 머물렀거나 경험이 있었던 공간이 의식과 무의식 속 부유하던 기억을 오버랩하며 오브제의 형태로 구현됐기 때문이다. 오브제 안에는 기억의 파편과 실재하는 길이 혼재됐으며 전시장 안에는 길을 인지하는 시청각적 방법이 주닙됐다. 이는 물리적ㆍ심리적 미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 눈길을 모은다.

이 작가는 현대인에게 공간이란 다양하게 인식된다고 주장한다. 거리와 면적으로 계산되는 물리적인 공간, 시간이 쌓인 기억의 공간, 사물이 존재하지 않는 기하학적 공간 등 매 순간 변화하며 기억 속에서 정지하기도 한다. 이는 그가 이번 전시에서 우리 심리 속 미로인 도시와 공간을 어떻게 묘사했는지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히든엠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히든엠갤러리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복합문화 공간에 걸맞는 형태로 열린다”라며 “앞으로도 갤러리는 전시별 의미를 부여하고 유희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실험적인 전시를 자주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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