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경기에서 이기거나 지고 있을 때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 나갈까? 누구나 경기에서 이기고 싶지만, 경기에서 항상 이길 수는 없다. 지난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을 압도적으로 제친 가운데 21대 국회 출범을 눈앞에 두게 됐다.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정해진 상황에서 과연 21대 국회 경기장에서 어떤 경기가 벌어질 것인지 국민들은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기는 경기만을 하기 위해 교만, 오만, 자만에 빠진다면 승리를 하더라도 패자의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들도 뒤진 상황에서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한다면 패배의 실망에서 벗어나 승자가 될 수 있다.
단기전의 경기라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전략을 선택 할 수도 있으나 4년간의 국회라는 긴 시간을 생각한다면 장기적인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함께 이기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스포츠 경기에는 이기고도 지는 경기가 있고, 져도 이기는 경기가 있다. 여야가 모두 승리와 패배를 인정하고 무조건 이길 수 있는 3가지 전략을 스포츠에서 배워 활용했으면 한다.
첫째, 이기고 또 이기는 전략이다. 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국민의 바람을 이해하고 그것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로 친다면 국민은 팬이고 국회는 감독이 되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팬들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각종 과제의 합의나 해결들이 팬들에게 유익하고 만족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하며, 이러한 것은 바로 국민인 팬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대안에서 나오는 것이다.
둘째, 이기고도 지는 전략이다. 이기고도 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성 프란체스코는 “그대가 이기고 있을 때 사실은 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지더라도 규정을 지키고 상대를 배려하는 매너, 그리고 상대를 얕보지 않고 존중하는 경기 자세가 중요하다. 정치는 경쟁과 배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줄타기 성공의 기준은 절대적인 균형이다.
상대와 팬들을 위한 경기운영은 진정 이기는 자의 모습이고 지나친 고집, 욕심, 집착, 자만심, 열등감은 지는 자의 모습이 될 것이다. 당장 승리를 위해서가 아닌 미래의 승리를 위한다면 배려의 이기면서도 지는 전략이 중요하다.
셋째, 지고도 이기는 전략이다. 지고도 이기는 전략이야말로 최고의 전략이다. 정치에서 진다는 것은 곧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을 보는 것이다. 당장의 승리를 위해 눈앞의 승부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늘 이길 수는 없다. 이기고도 패자가 되지 않고, 지고도 이기는 경기를 해야 영원한 승자가 되는 것이다.
승리가 나의 것이라고 자만에 빠지는 순간 패배의 길을 가는 것이고, 패배가 나의 것이라고 자책하는 순간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진정한 승리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두어야 하고, 상대와의 경쟁이 아닌 과거의 자신들과 싸워 이겨야 한다.
4년간의 경기, 이제 시작이다. 끝나봐야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이기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국민을 위하고 국가의 성장을 돕기 위한 경기를 만들어야만 팬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을 것이다. 두 팀다 팬이 아닌 감독으로 이기기 위한 전략보다는 성장과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 대한민국 발전의 새로운 디딤돌을 만들기를 바란다.
김도균(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ㆍ한국이벤트컨벤션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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