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의 사전적 정의는 생물이 각각 처해 있는 환경조건에 따라 알맞게 적응해 있는 상태다. 각 생물집단은 개체 간의 상호관계를 넘어서 토양환경, 대기 조성, 기상 등 자연환경과도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종족을 유지해 나간다. 이는 인간에게 있어 의식주보다도 위에 자리잡고 있는 요소로
예술공간 봄에서 오는 7일부터 열리는 전시 <생태(生態) ecology>는 생태와 연관한 김연주 작가의 인식을 형상화 해 눈길을 모은다.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연주 작가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체험한 인식, 남미에서 알게된 호르헤 이달고 작가와의 벽화 작업 등과 연계하면서 느낀 점을 작품으로 구현해냈다.
전시 이야기는 지난 2016년 에티오피아 아와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연주 작가는 아프리카의 느린 삶 속에서 3D펜 출시와 알파고 이야기를 들었지만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중 귀국을 하고 나서야 과학의 빠른 발전 속도에 적응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과학과 대비되는 인간다움, 자연적 요소를 고찰했다. 이어 호르헤 이달고와의 벽화작업은 남미 특유의 원색과 외국 작가의 눈에 호기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자연스레 생태를 고찰하는 과정으로 연결됐다.
대표작인 ‘나무’는 수채화로 고대 잉카, 아즈텍 문명 혹은 미대륙 원주민을 연상케 하는 존재가 익살맞은 표정으로 달을 등지고 서 있다. 이때 이 존재를 감싸는 여러 문양들은 자연의 본질을 떠올리게 해 인간과 자연의 물아일체와도 연결되는 모습을 보인다. 작품 ‘산에 가까운’은 세라믹과 산청토를 이용해 가로 30㎝, 세로 25㎝, 높이 50㎝ 규모로 완성됐다. 이때 작품은 일종의 가면, 혹은 토템을 떠올리게 하는 형태를 띄고 있어 샤머니즘, 토테미즘 등 고대부터 인간과 함께해 온 자연, 사상 등을 떠올리게 해 전시 주제를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생태 이야기’ 시리즈는 조류, 어류, 포유류, 식물 등 자연과 함께하는 대다수 종을 대표하는 동물들을 정감있는 색채로 형상화 해 색다른 볼 거리도 선사한다.
예술공간 봄 관계자는 “김연주 작가는 그 동안의 4차 산업혁명과 기타 사회 변혁의 영향 등으로 더욱 인간다운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라며 “관객들이 인간을 넘어서 자연을 고찰한 점에 착안해 즐거운 전시 관람을 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