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안정추세가 이어진다는 전제부터 달겠다. 다시는 감염 창궐로 추락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방역은 성공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펴왔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5일을 기해 종료됐다. 3월 22일 시작된 이후 45일만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3월 중순 100여명에서 4월 하순 9.1명으로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로 그동안 폐쇄 또는 제한됐던 사회 활동들이 큰 제약 없이 재개되게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성공을 국민의 공으로 돌렸다. “현재 외국의 심각한 상황들에 견줘 볼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국민이 방역 당국과 함께 만들어낸 구체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성과의 가장 큰 역할은 국민이 했다. 사실상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고통 속에서도 일사불란하게 동참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연일 이어지는 각종 시위와 큰 대조를 보인다.
구체적으로 평가해야 할 두 가지도 있다. 진단키트와 드라이브 스루다. 진단키트는 검사 후 6시간이면 결과를 내놨다. 사태 전에는 1~2일이 걸리던 검사 시간을 대폭 단축한 것이다. 정부가 긴급사용승인제도 관련 공문을 진단장비 전문업체에 보낸 것은 1월 28일이다.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8일만이다. 그 후 1주일만에 진단키트 생산을 승인했다. 지난달 27일까지 60만명을 진단했고, 1억3천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자동차를 탄 채로 검사하는 드라이브 스루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방역 모델이다. 2월 23일 칠곡경북대학교병원에서 처음 도입됐다. 고양시와 세종시를 시작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벤치마킹했다. 최대 82개 진료소가 설치됐고, 검사 시간도 30분에서 10분으로 줄였다. 이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추천과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코로나19 전쟁’에서의 정부 역할은 지금까지 성공적이었음이 분명해졌다.
바라건대, 이 행정이 경제 복구에도 이어졌으면 한다. 경제 대처는 평가하기 이르다. 무너진 경제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위기 속에서 펼친 대처들이 과연 효과적이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지난 석 달 동안 봐온 경제 대책은 ‘퍼주기’가 거의 전부다. ‘돈 줘서 돈 쓰게 만드는’ 단세포적 대책밖에는 기억이 없다. 여기에 총선 등 정치 일정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코로나19 경제가 정치 선동의 도구로 변질했음도 사실이다.
생산적이지도 않았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았던 충동 행정이었다. 이제 냉정해져야 한다.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제대로 된 경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코로나 경제 복구 역시 한국이 최고라는 평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기에도 정부의 선도적 역할과 국민의 무한 신뢰가 필요하다. 방역 행정을 성공시켰던 ‘45일간의 전쟁’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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