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방역은 ‘글쎄’
45일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경기도 내 체육시설과 사우나 등 다중이용시설이 모처럼만에 손님맞이에 나섰다. 다만, 코로나19 위협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가운데 일부 시설에서는 ‘생활 방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2차 확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6일 찾은 수원월드컵경기장 내 체육센터인 스포츠아일랜드는 생활 방역 시행 첫날을 맞아 어린이 축구교실 등 일부 강습을 진행했다. 8세 이상 학생들로 꾸려진 축구 훈련은 지난달 말부터 서서히 재개했지만, 7세 이하 등 유아부 훈련은 수개월 만에 이뤄지게 됐다. 특히 아동 대상 강습은 학부모의 의견에 따라 마스크 착용 여부를 정하도록 했다.
스포츠아일랜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이용객이 50%가량 절감했던 상황이었는데 점점 방문자가 늘고 있다. 그만큼 소독에도 더욱 철저히 신경 쓰는 중”이라며 “야외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개별적으로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프로그램은 지난달부터 가동했고, 요가 등 기타 활동은 아직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원화성박물관에는 오후 3시 기준 5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람객들은 발열체크를 한 뒤 이용자 명부를 작성하고 나서 박물관에 진입할 수 있었다. 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특별 기획전시를 열었지만, 어린이체험실은 안전 등을 이유로 문을 열지 않았다.
이처럼 방역이 제대로 지켜진 시설과 달리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시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같은 날 찾은 군포의 A 찜질방에서는 발열체크를 진행하긴 했지만, 입구를 제외하고는 찜질방 내 소독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된 흡연실은 환풍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손님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며, 일부 종업원들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손님들을 응대했다.
찜질방 내 임대식당을 운영하는 B씨(62)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갑갑해서 실내에서는 벗고 다닌다”며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수원의 C 헬스장에서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키는 모습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마스크 착용이 권고되긴 했지만, 이날 방문 당시 운동을 하던 20여 명의 회원 중 5명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며, 나머지 회원들 역시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운동을 즐겼다.
또 헬스장 내 샤워시설을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헬스장 내 샤워시설에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아니기에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각 관계부처와 협의해 다중이용시설 세부지침을 마련했다”며 “시설관리자들도 해당 지침을 참고해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연우ㆍ손원태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