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시각장애인 배려 ‘부족’… 출입문 곳곳에 규격에 안맞는 볼라드

스테인리스 돌덩이 등 안전위협

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출입문앞에 기준에 맞지 않는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볼라드)이 설치돼 있다. 김보람기자
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출입문앞에 기준에 맞지 않는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볼라드)이 설치돼 있다. 김보람기자

인천국제공항 내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볼라드)이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볼라드의 크기가 기준에 맞지 않는 데다 재료도 스테인리스와 포천석 등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7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있는 볼라드는 총 229개다.

인천공항에는 자동차의 진입을 막기 위해 제1터미널 출입구 등 곳곳에 볼라드가 박혀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을 보면 볼라드는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해 높이 80~100㎝, 지름 10~20㎝로 해야 하고, 보행자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볼라드의 규격 기준에 예외조항은 없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출입구 곳곳에는 규격 기준도 지키지 않은 단단한 포천석으로 만들어진 볼라드 3~5개가 박혀 있다. 주차구역에는 발목 높이의 스테인리스 볼라드가 비장애인도 통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촘촘히 세워져 있다.

일부 볼라드는 사각형 모양으로 뾰족한 모서리가 날카롭고, 볼라드 주위에 있는 점형 점자블록은 출입구부터 이어져있지 않아서 유명무실한 상태다.

시각장애인 임수철씨(56)는 “2018년 제2여객터미널이 개항했을 때 공항에 갔다가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며 “당시 인천공항공사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어서 공항에 가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수년째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인천공항공사는 국가정보원의 지침을 내세우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공항 볼라드는 테러방지용 지침에 따라 설치했기 때문에 일반 규격에는 맞지 않는다”며 “시각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을 검토해 개선하겠다”고 했다.

김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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