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기억 속 따뜻한 감정 고스란히…'내 마음 속의 풍경' 초대전

▲ <내 마음 속의 풍경> 초대전
▲ <내 마음 속의 풍경> 초대전

 

지난 8일 수원 영통구청 2층에 위치한 갤러리 영통에서는 의미 깊은 전시가 열려 눈길을 모았다.

70세 이상 치매노인들이 저마다 떠올린 과거의 추억과 회한은 물론 우리나라를 향한 애국심과 역사 속 이야기 등을 도화지 위에 그려내 전시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전시를 보러 모인 관객들은 어르신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무궁화로 꾸며진 한반도를 보면서 애국심을, 불타는 교회 사진을 보면서 제암리 학살 사건의 참담함을 느꼈다. 또, 가족과 관련한 그림을 통해 전시가 열린 날인 어버이날에 맞게 부모님이 우리에게 베푼 무조건적인 사랑을 떠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 <내 마음 속의 풍경> 초대전
▲ <내 마음 속의 풍경> 초대전

이날 전시를 관람한 박승환씨(가명)는 “치매 어르신들이 미술 작품을 만드셨다는 것도 신기한데 그 작품 안에 저마다의 의미가 담겨져 있어 숙연해졌다”라며 “부모님을 향한 효심과 어르신들이 떠올린 추억 등이 맞물려 오늘을 살아가는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와 3세대문화사랑회는 제25회 어른 마음, 아이 마음 전의 일환으로 열리는 <내 마음 속의 풍경> 초대전을 오는 30일까지 연다.

수원 영통구청 2층 갤러리 영통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치매 노인 65명의 작품 65점이 전시됐다. 어르신들은 71세부터 10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이들은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관객 맞이에 나섰다.

▲ <내 마음 속의 풍경> 초대전
▲ <내 마음 속의 풍경> 초대전

대표작인 ‘정든 고향집’은 김용만 어르신(72)의 작품으로 개울가 근처 초가집과 기와집이 어우러진 풍경에 멱을 감는 사람들과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묘사해 정감 넘치는 풍경을 담았다. 또, 홍사진 어르신(90)은 작품 ‘삼천리 무궁화 강산’에서 무궁화로 둘러쌓인 한반도 위에 갓을 쓰고 태극기를 든 사람들을 통해 애국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이외에도 신부인 아들을 향한 사랑을 담고자 아들을 그린 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그림, 꽃상여를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 ‘꽃상여’등 시각과 감성 모두를 자극하는 작품들이 준비됐다.

신현옥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장은 “과거의 가정은 2~3세대가 함께 모여 살며 보릿고개 등 고비를 넘기면서 유대감이 돈독해져 왔다”라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번 전시가 준비된만큼 치매 어르신들이 아직까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풍경을 관객이 오롯이 느낄 수 있길 바라며 이번 기회를 주신 영통구청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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