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방역 추적이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천지는 기존 교단에서 이단 취급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신도들이 신분 공개를 꺼려했다. 대구 신천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유도 여기 있다. 이태원 클럽 사태도 독특한 사정이 있다. 처음 알려진 확진자(용인 거주)가 출입한 곳은 게이바다. 출입했다고 모두를 동성애자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만은 분명하다. 신천지 때와 마찬가지로 출입자 확인이 어렵다. 9일 현재까지 서울시가 통화한 출입자는 1천936명 가운데 637명뿐이다.
이용자가 전국적으로 분포한다는 점도 같다. 대구 신천지는 신도들에게는 성지였다. 전국에 소재한 교회 신도들이 모두 모였다. 확진자 발견 이후 신천지 확진자가 경기도 과천, 수원 등 전국에서 발생하며 창궐로 몰아갔던 이유다. 이태원 클럽 사태 역시 파장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10일 현재 54명의 확진자가 이태원 발로 방역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인천은 물론 제주도까지 나타났다. 직업별로도 일반 직장 근로자, 병원 근무자에서 현역 하사관까지 종잡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방역 당국 입장에서 보면, 한 번 겪었던 유형이다. 신천지 사태 경험이 사태 장악을 위한 학습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측면을 보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최초 확인 감염자의 감염 경로를 확실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용인에서 처음 확인된 확진자가 첫 유포자가 아닐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방역 당국의 책임 있는 설명은 1주일째 없다. 대구 신천지 사태 때도 슈퍼 전파자로 알려진 31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끝내 확인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국민이 불안하다.
여기에 우리 사회의 방역 긴장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휴일 나들이 인파의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 종료와 국민 피로감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분위기를 다시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10일 현재 확진자 발생 추세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3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지역 감염이 26명이다. 확진자가 30명대로 진입한 것은 28일만이다. 대구 신천지 사태가 한창이던 시기를 제외하면 하루 확진자 30명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숫자다. 국가 위기에 준하는 방역 태세가 요구된다.
상황이 길어지면 정부 신뢰에도 타격이 갈 수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일부에서는 ‘그동안 검사를 느슨하게 진행했던 것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 이유로 총선이라는 정치적 배경을 얘기한다. 정부에서는 턱없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확진자 급증을 보며 가질 수 있음직한 추론이다.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는 방법은 오로지 이태원 클럽 사태의 조기 진화다. 얘기했듯이, 신천시 사태의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온 국민이 방역 성공의 칭찬을 유보했다. 그리고 이태원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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