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 여의도 권력 ‘빅3’ 교체에 시동을 걸면서 21대 전반기 국회의장 도전 결심을 굳힌 김진표 의원(수원무)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오는 21일께로 전망되는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김진표 대 박병석’의 대결로 흘러가는 가운데 승패에 영향을 미칠 각종 변수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로 5선에 오른 김진표 의원과 6선이 되면서 최다선을 내세우는 박병석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물밑 경쟁에 돌입했다. 앞서 박 의원의 경우 총선 직후 당선인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케이크를 선물하는 등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의 권유를 받고 국회의장 도전을 고민하던 김 의원 역시 출마 결심을 굳히고 적극적인 구애 작전에 나섰다.
향후 두 의원 간 경선이 확정될 경우 비례대표까지 82명(비례대표 17명 중 용혜인·조정훈·양정숙 제외)에 달하는 초선들의 선택이 결과를 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초선 당선인은 전체의 46.3%를 차지,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나 재선급 이상 의원들에 비해 계파 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초선 당선인들에게 공을 들이며 발품을 파는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 직후 초선 당선인들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해법을 담은 자신의 저서 ‘구직 대신 창직하라’를 선물했다. 또 앞으로 시작될 의정 활동에 대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1일에는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당선인들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각자 지역 기반에서 얼마나 많은 지지를 얻느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지역 기반인 경기에서는 51석(전체 59석)을 얻었고, 박 의원이 맹주로 있는 충청권(대전·세종·충청)에선 20석(전체 28석)을 차지했다.
만약 경기지역 당선인들이 결집해 김 의원을 지지할 경우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4년 전 실시된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경선 당시 지역 중진인 문희상(의정부갑)·이석현 의원(안양 동안갑)이 도전했지만, 40명에 달하는 경기 의원 표가 분산되며 ‘정치 모래알 경기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충청권의 경우 대부분 박 의원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경기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도내 격전지를 동분서주, 압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경기지역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진영 의원들의 표심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당선인 대부분이 친문 그룹에 포함된다. 당내에선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국회의장 후보 경선 역시 친문 표심이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김 의원과 박 의원 모두 친문 그룹으로 분류된다. 친문 의원들의 결집과 선택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선택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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