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인천버스터미널 점포 임대료 감면 외면… 임차상인들 호소

“터미널 이용객이 줄면서 매출은 반 토막인데, 임대료는 제자리니 더는 버틸 힘이 없습니다.”

인천종합버스터미널 내 임대 점포를 얻어 운영 중인 A씨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했다. A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월 70만원가량의 생활비로 가족과 생계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수입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여기에 점포 임대료까지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70만원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A씨는 터미널을 소유한 롯데그룹이 ‘착한 건물주’ 정신으로 임대료를 줄여주길 바라지만, 희망일 뿐이다.

터미널에서 임대 점포를 운영하는 B씨는 아예 6월에 장사를 접기로 했다. B씨 매장의 매출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70% 이상 줄어 임대료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태다.

B씨는 “롯데그룹 측에서는 관련 지침이 없어 임대료 인하를 해줄 수 없다고 못 박으니 견디지 못하고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천버스터미널 내 임대 점포를 운영 중인 상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는 데도 건물주인 롯데그룹은 ‘나몰라라’하고 있다.

12일 인천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32만1천958명에 이르던 터미널 이용객은 3월 13만4천661명으로 58.2% 급감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외·고속버스 이용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용객 감소는 터미널에서 11개의 임대 점포를 운영 중인 상인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점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평균 60~70%의 매출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그러나 터미널 소유주인 롯데그룹은 이들 상인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임대료 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반대로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호텔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 임대료를 똑같은 이유로 인하해 달라고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이중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터미널의 한 상인은 “명색이 대기업이 자기 임대료는 깎아야 옳고, 소형 점포의 임대료 인하는 안 된다니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터미널 임대 점포의 임대료 인하 계획은 없다”며 “이곳만 임대료를 인하해주면 다른 시설들에 대한 임대료 감면 요구가 빗발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터미널 담당은 롯데쇼핑이고, 면세점 담당은 롯데호텔 롯데면세점”이라며 “엄연히 계열사가 다르기 때문에 이중적이라고 보면 안 된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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